'93년 MVP' 김성래 SK 코치, “현수에게 위로전화 해주고 싶었다”
OSEN 기자
발행 2008.11.12 10: 47

역경을 딛고 일어선 동병상련의 애틋한 마음이었을까. 1993년 홈런왕과 타점왕에 오르며 시즌 MVP를 거머쥐었던 김성래(47) SK 와이번스 타격 코치는 “한국시리즈가 끝난 후 야구인 선배로서 김현수(두산.20)에게 정말 위로 전화를 해주고 싶을 정도로 안타까웠다”고 밝혀 눈길을 끌었다. 적이었던 상대팀 두산의 선수이지만 자칫 충격을 받을까 걱정이 됐다고 한다. 김 코치는 “현수는 앞으로 한국야구 간판스타로 활약할 선수이다. 그런 선수가 한국시리즈 부진에 발목이 잡혀서는 안된다”면서 “한국시리즈에서는 정말 그렇게 안풀릴 수가 없었다”며 김현수가 시리즈는 빨리 잊어버리고 다시 일어서기를 바랬다. 김현수가 ‘신고선수’ 출신으로 ‘눈물 젖은 빵’을 씹고 각고의 노력 끝에 올 시즌 최고타자로 화려하게 꽃을 피운 것처럼 김성래 코치도 현역 시절 역경을 딛고 인간승리를 보여준 선수였다. 그런 면에서 김 코치는 비록 다른 팀 선수이지만 김현수를 위로해주고 싶었던 것이다. 올 8월부터 일본인 코치와 함께 SK 1군 타자들을 지도하고 있는 김 코치는 현역 시절 강타자로 명성을 날렸다. 1984년 삼성에서 프로에 데뷔한 후 1987년 홈런왕에 오르는 등 삼성 중심 타자로 맹활약했다. 하지만 1988년 무릎 부상을 당해 오랜 동안 고생을 한 끝에 1993년 최고의 활약을 펼치며 재기에 성공했다. 그 해 6년 만에 홈런왕에 재등극하며 타점왕까지 손에 쥐고 당대 최고 투수인 선동렬(해태)과 치열한 경합 끝에 MVP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1997년 삼성에서 쌍방울로 옮긴 후 2001년부터 SK에서 코치로 활동하며 후진 양성에 힘쓰고 있다. 성실함과 지도력을 인정받아 SK 와이번스 창단 코칭스태프 중에서 현재까지 유일하게 코치로 활약하고 있다. 김현수가 한국시리즈에서 찬스 때마다 헛방망이질로 물러난 후 눈물을 흘렸을 때 많은 야구인 선배들이 걱정을 했다. 베이징 올림픽 때 ‘룸메이트’였던 이승엽(요미우리)도 김현수를 격려하는 등 한국야구 간판스타로 자리매김할 김현수가 한 번의 부진으로 꺾이지 않기를 기대하고 있다. 김성래 코치도 그 중의 한 명이다. 한국시리즈 부진의 여파로 시즌 MVP 투표에서도 SK 투수 김광현에 밀렸던 김현수는 "한국시리즈 부진은 좋은 경험"이라며 다시 뛸 각오를 보이고 있어 걱정하던 많은 야구인 선배들을 안도케하고 있다. sun@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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