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TV ‘불량커플’ 등을 연출했던 이명우 PD가 내년 2월 방영 예정인 SBS 월화드라마 ‘왕녀자명고’(정성희 극본, 이명우 연출)로 사극 연출에 첫 도전장을 내민다. 11일 드라마 첫 타이틀롤 촬영을 가진 이 PD는 기자와 만나 “사극에 처음 도전하게 됐다. 전반적으로 부담감이 있지만 초창기 보여졌던 무거운 분위기의 사극에서 벗어나서 새로운 느낌의 사극을 보여드리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밝혔다. 고구려 초 낙랑공주와 호동왕자의 설화를 배경으로 한 ‘왕녀자명고’는 호동왕자를 사이에 둔 낙랑공주와 언니 자명 공주의 삼각 스캔들을 담을 사극. 이 PD는 “고구려국가의 이야기는 기존의 사료를 바탕으로 하고, 역사적으로 남아있는 자료가 거의 없는 낙랑국가의 이야기는 엄청나게 많은 상상력을 동원해서 문화적으로 한 세대를 풍미했던 나라를 보여줄 예정”이라고 연출의 변을 전했다. 새로운 느낌의 사극을 보여주기 위해서 ‘왕녀자명고’ 제작진은 두 가지에 많은 공을 들였다. 첫 번째가 의상이다. 현재 일산제작센터 ‘왕녀자명고’의 드라마방 벽면에는 주인공들의 의상을 프린트한 종이가 빼곡히 채워져 있다. ‘왕녀자명고’의 의상디자인은 SBS ‘일지매’의 의상을 담당했던 탁은주 씨와 이서윤 한복 디자이너가 맡았다. 이명우 PD는 “갑옷 등에 제작비가 많이 들었다. 여랑 역의 김가연의 한복을 본 주위 사람들이 예쁘다고 하더라. 의상 디자인을 본 영화 ‘황후화’ 팀에서 연락이 와서 지원도 해주었다”며 “의상만으로도 시청자들의 확실한 볼거리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두 번째가 캐스팅. 배역에 맞는 캐스팅을 하려고 제작진은 6개월을 꼬박 캐스팅에 매달렸다. 주인공들뿐만 아니라 작은 역 하나하나에도 신경을 기울였다. 특히 배우 이미숙이 낙랑공주의 어머니인 왕자실 역을 맡아 20여년만에 사극에 출연한다. 이 PD는 “이미숙 씨가 연기에 대한 욕심이 보통이 아니다”며 “드라마를 이끌어가는 전반적인 힘이 될 것”이라고 얘기했다. 이어 문성근이 고구려왕 대무신왕 역으로 오랜만에 사극에 얼굴을 비춘다. 이 PD는 “목소리 톤을 낮게 까는 조선시대 권위 있는 왕은 싫었다. 대무신왕 자체가 잔뼈가 굵은 캐릭터라 괴퍅하고, 인상 찡그리는 이미지를 그려보고 싶었다. 다행히 문성근 씨 또한 대본을 본 뒤 매력에 넘어가 캐스팅 제의를 수락했다”며 두 배우의 연기에 기대를 내비쳤다. 대무신왕의 두번째 부인 송매설수 역에는 성현아가, 호동왕자 역에 탤런트 정경호, 낙랑공주는 박민영이 연기한다. 정려원이 자명공주 역을 놓고 제작진과 조율 중이다. 이 PD는 “정경호가 이번 드라마를 통해서 기존의 연기에서 나아가 한층 더 성장한 연기 보여줄 것”이라며 “사극에 잘 어울리고 대본 리딩을 해봤더니 괜찮더라. 아마 새로운 바람 일으킬 것”이라고 앞을 내다봤다. 박민영에 대해서도 “시트콤 ‘거침없이 하이킥’을 보지 않아 박민영에 대한 편견은 없었지만 어린 이미지라고 생각했는데 처음 봤을 때 느낌이 좋았다”며 “눈빛이나 표정 연기가 좋다”고 긍정적으로 얘기했다. 이외에도 왕자실(이미숙 분)의 시녀장으로 탤런트 박효주, 여랑 역에는 김가연, 자명공주를 보필하는 역에 여욱환이 출연하고 이한위도 등장해 드라마의 코믹한 감초 역할을 소화할 예정이다. 이명우 PD는 “스케일도 중요하지만 역시 중요한 것은 배우들과 연기라고 생각해서 그 부분에 과감히 주안점을 뒀다. 캐스팅에 만족한다”며 “중견 배우들이 탄탄히 극을 받쳐주고 젊은 주연배우들이 극을 이끌어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왕녀 자명고’는 ‘떼루아’ 후속으로 내년 2월 방영된다. yu@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