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승이 더 중요", 린스컴 무시한 한 미국 기자의 해명
OSEN 기자
발행 2008.11.13 07: 03

[OSEN=애틀랜타, 김형태 특파원] 내셔널리그 사이영상 수상자 팀 린스컴(24.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은 압도적인 지지를 받았다. 미국야구기자협회(BBWAA) 회원들의 투표에서 1위표 31장 가운데 23장을 얻었다. 2위 7장, 3위 1장도 얻어 총점 137점을 획득했다. 2위 브랜든 웹(애리조나)이 얻은 73점의 2배 가까운 지지를 받았다. BBWAA의 연말 시상은 최소 10년 이상 메이저리그를 취재한 회원에게만 투표권이 주어진다. 이들은 투표지에 1∼3위 한 명씩 모두 3명의 이름을 쓸 수 있다. 올해 투표권자는 모두 32명. 그런데 린스컴이 얻은 표는 1∼3위표를 모두 합쳐도 31장이다. 3위표 조차 그에게 던지지 않은 인물이 있었던 것이다. 그의 정체는 곧바로 드러났다. 크리스 데루카 기자였다. 그는 린스컴을 배제하고 웹을 1위, 브래드 릿지(필라델피아)를 2위, 요한 산타나(뉴욕 메츠)를 3위로 선택했다. 대다수 베테랑 기자들이 린스컴의 활약에 찬사를 보낸 가운데 그는 왜 동떨어진 결정을 했을까. 과의 인터뷰에서 데루카는 자신의 견해를 밝혔다. 요지는 다승이 더 중요하다는 것이다. "사실 9월 말까지만 해도 린스컴에게 1위나 2위 표를 줄 생각이었다. 하지만 웹의 성적을 보고 마음을 바꿨다. 그가 거둔 22승은 다른 모든 것보다 특출나다고 생각했다. 린스컴의 승수(18승)는 웹에 필적할 만한 것이 아니었다. 시즌 20승은 정말 대단한 거다. 리그 유일의 20승 투수라는 점이 웹을 선택한 가장 큰 이유다". 그는 또 "산타나는 뉴욕이라는 엄청난 중압감을 이겨냈을 뿐 아니라 자신의 이름값을 해냈다는 점이 특히 돋보였다. 41번의 세이브 기회를 모두 살린 릿지는 완벽한 소방수라는 점에서 점수를 얻을 만했다"고 덧붙였다. 결론적으로 린스컴 역시 대단한 활약을 했지만 이들 3명 보다는 활약도가 부족했다는 게 그의 판단이다. 다승이냐 '내용'이냐는 논란은 최고 투수를 가릴 때 항상 있어왔다. 상당수 미국 기자들은 다승이 더 중요하다고 오랫동안 판단해왔다. 다승은 투수의 실력이라는 게 빅리그의 오랜 관념이었다. 그러나 각종 통계 분석이 활성화된 요즘 이런 얘기를 하면 '뭘 모르는 사람' 쯤으로 치부된다. 투수의 승리에는 타선의 도움이 필수적이라는 인식이 넓게 퍼졌기 때문이다. 이런 현실에서 꿋꿋하게 '다승 제일주의' 원칙을 고수한 기자가 여전히 존재한다는 점은 꽤나 흥미롭다. 재미있는 점은 린스컴을 배제한 데루카가 원래 샌프란시스코 팬이라는 것. 캘리포니아주 새크라멘토에서 성장한 그는 84년까지 자이언츠의 시즌티켓을 구입한 열성팬이었다고 한다. 그는 "자이언츠 팬들 사이에서 내 이름이 회자되지 않기를 바란다"고 희망했다. workhors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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