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식은 어렵다? 아니, 클래식은 어려웠다. 하지만 이제는 더 이상 어렵지 않다. 국내 최초의 휴먼 드라마를 시도한 MBC TV 수목드라마 ‘베토벤 바이러스’(홍진아 홍자람 극본, 이재규 연출)’가 12일 18부를 끝으로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평범한 사람들의 클래식에 대한 열정과 꿈, 좌절을 그리며 시청자들의 많은 사랑을 받아온 ‘베토벤 바이러스’는 결국 ‘니들도 모두 명품이 될 수 있다’는 강마에의 말처럼 희망을 남겼다. ‘베토벤 바이러스’는 방송 초반 ‘노다메 칸타빌레’의 아류작일 것이라는 우려를 말끔히 씻어 내고 우리나라 드라마 시장에서도 음악을 다룬, 특히나 있는 자들만의 전유물로 느껴졌던 클래식을 소재로 한 드라마도 대중적으로 성공할 수 있다는 기분 좋은 선례를 남기게 됐다. 특히 드라마 속 캐릭터들을 우리 주변에서 쉽게 찾아 볼 수 있는 ‘가까운’ 인물들로 배치하면서 클래식이 결코 ‘그들만의 전유물’이 아님을 시청자들에게 상기시켜 줬다. 그 결과 클래식에 대한 대중들의 관심은 클래식과 드라마 OST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졌다. 드라마의 공식 클래식 컴필레이션 앨범 ‘베토벤 바이러스 – The Classics Vol. 1’은 발매 10일만에 1만장이라는 초유의 판매고를 기록했고, 한 달간 3만 5천장 이상 판매가 되면서 클래식 음반계에도 신선한 충격을 안겨줬다. 시청자들의 이어지는 기대와 요구로 현재 ‘베토벤 바이러스 The Classics Vol. 2’가 발매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베토벤 바이러스’가 전하고자 한 메시지처럼 경제가 어렵고 살림살이가 어려울수록 사람들은 음악을 통해 희망을 얻는 법을 조금씩 배우게 된 것이다. 또한 음악적인 지식이 풍부해야만 들을 수 있을 것 같던 클래식 음악을 그저 ‘귀로 들은 음악의 감동을 마음으로만 느끼면 된다’고 얘기하면서 클래식에 대한 쉽고 단순한 접근법이 성립할 수 있게 도왔다. 방송 초, 어린 시절 강마에에 대한 나쁜 기억으로 클래식에 대한 거부감을 가진 강건우가 ‘클래식은 똥이다’라고 정의 내렸던 장면이 떠오른다. 그 후 클래식을 조금씩 알게 된 건우가 내린 정의는 ‘클래식은 함께 해서 즐거운 것’이었다. ‘베토벤 바이러스’가 막을 내린 지금, 시청자들은 ‘클래식은 네모다’라는 문장에 어떤 정의를 내릴지 자못 궁금해진다. ricky337@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