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탈, 그 자체였다. 1년만에 복귀해 의욕적으로 내년 시즌을 준비하는 중에 날벼락을 맞았다. 제주도 서귀포의 강창학야구장에서 마무리 훈련에 한창인 김시진(50) 히어로즈 감독은 애제자 장원삼이 삼성에 현금 30억 원을 받고 트레이드 된 것에 허탈감을 감추지 못했다. 김 감독은 “어제 저녁 이장석 대표로부터 얘기를 들었다. 앞으로는 돈받고 선수를 팔지 않겠다고 하니 믿을 수밖에 없지 않는가. 30억 원은 선수권익을 위해 쓴다고 하더라”며 씁쓸해했다. 김 감독은 “시즌 10승은 보장하는 투수를 내줬으니 답답한 노릇이다. 하지만 팀이 존재해야 다른 선수들도 살 수 있으니 어쩔 수 없지 않느냐”면서 “다른 선수를 키워서 써야하는데…”라며 말끝을 흐렸다. 김시진 감독으로서는 투타의 핵이 빠져나가는 상황으로 내년 시즌이 벌써 걱정이다. FA 신분인 3루수 겸 중심타자 정성훈의 잔류 가능성이 희박해지고 있는 상황에서 장원삼까지 전격적으로 이적함에 따라 내년 전력은 올해보다도 떨어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신예 기대주들을 단련시키고는 있지만 투타의 핵이 빠진 공백이 메워질지는 미지수이다. 히어로즈 구단은 장원삼을 내주면서 받은 30억 원을 선수 권익을 위해 쓴다고 밝혔지만 어떻게 활용할지는 알 수 없다. 히어로즈는 오는 12월 31일까지 한국야구위원회(KBO)에 가입 분납금 24억 원을 내야하는 상황이다. 이미 가입금 준비는 돼 있다고 주장해온 히어로즈는 이번 트레이드 돈과는 관계 없고 선수들을 위해 쓰겠다는 뜻을 표명했다. 히어로즈 구단은 올해 연봉이 대폭 삭감된 선수들에게 내년 시즌에는 어느 정도 보전해주겠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지만 아직까지 메인 스폰서가 없는 상황에서 운영자금이 필요한 실정이다. 비록 ‘선수 팔아서 운영한다’는 비난을 사게 됐지만 남은 선수들에게는 적으나마 복지개선이 이뤄질 전망이다. sun@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