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비 트레이드 난관' 샌디에이고의 3중고
OSEN 기자
발행 2008.11.15 06: 23

[OSEN=애틀랜타, 김형태 특파원] "에이스를 어디에 팔아야 한다". 야심차게 추진한 제이크 피비(27) 트레이드가 예상과 달리 난관에 처하면서 샌디에이고 파드리스가 딜레마에 빠졌다. 헐값에 줄 수는 없고, 거래 상대는 제한돼 있고, 결정적으로 피비의 '허락'을 받아야 하는 3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샌디에이고는 가장 공을 들여온 애틀랜타 브레이브스, 시카고 컵스와의 트레이드 협상이 장벽에 막혔다. 카드가 맞지 않아 시간만 허비하고 있다. 애틀랜타와 컵스는 피비가 이적 희망 구단으로 꼽은 내셔널리그 5개팀 가운데 가장 거래 가능성이 높았던 팀. 하지만 치열한 줄다리기에도 불구하고 협상이 타결될 조짐은 보이지 않는다. 피비 트레이드가 완결되려면 다음의 조건이 모두 충족돼야 한다. 우선 피비는 자신의 트레이드로 이적 대상 구단의 전력이 약해지는 것을 원치 않는다. 가능하면 우승을 노리는 강팀에서 뛰고 싶어하는 그는 자신의 대가로 팀의 주축 선수나 특급 유망주들이 이탈하는 모습을 보고 싶어하지 않는다. 정상적인 전력을 갖춘 팀에 자신이 합류해야 우승 도전이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헐값에 에이스를 팔 수 없는 샌디에이고 입장에선 속이 탈 노릇이다. 둘째, 애틀랜타 및 컵스와의 거래가 최종 무산될 경우 내셔널리그에서 남은 구단은 LA 다저스 정도다. 다저스는 피비가 이적 희망 구단으로 선택한 팀. 그러나 다저스는 같은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팀이라는 게 단점이다. 에이스를 라이벌 구단에 넘기려면 이에 상응하는 '대가 이상'이 필요하다. 이 점을 잘 알고 있는 네드 콜레티 다저스 단장은 피비 영입에 큰 관심을 보이지 않고 있다. 케빈 타워스 단장이 '엄청난 조건'을 내걸 것이 불을 보듯 뻔하기 때문이다. 셋째, 시간이 지체될 수록 샌디에이고는 손해다. 존 무어스 구단주의 이혼으로 구단 재정에 큰 타격을 입은 샌디에이고는 내년 시즌 연봉총액을 4000만 달러 대로 줄일 계획이다. 그러나 피비(1100만 달러)를 비롯해 브라이언 자일스(900만 달러), 카릴 그린(650만 달러), 크리스 영(450만 달러), 아드리안 곤살레스(300만 달러) 등 주전 5명의 연봉 합계만 3400만 달러에 달한다. 4년 6300만 달러가 보장된 피비를 하루 빨리 트레이드할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15일(한국시간) 에 따르면 샌디에이고는 방향을 바꿔 아메리칸리그 구단들을 협상 테이블로 끌어들일 가능성도 살피고 있다. 트레이드 거부권을 가지고 있는 피비는 아메리칸리그로의 이적에 강한 거부감을 나타내왔다. 그러나 에이전트 배리 액슬로드는 피비가 마음을 바꿔 갑자기 AL로의 이적에 흥미를 보이고 있다고 한다. 이적 대상 구단이 많아질 수록 샌디에이고가 사용할 수 있는 '협상의 지렛대' 또한 늘어나기 마련. 하지만 어느 하나 쉽지 않은 위의 조건들을 충족하면서 거래할 수 있는 팀을 고르기란 쉽지 않다. '솔로몬의 지혜'가 필요한 시점이지만 딱히 해답이 떠오르지 않는다. 선수 트레이드에 관해선 일가견이 있는 타워스가 어떤 실마리를 찾아낼 지 주목된다. workhors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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