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S]충격의 결승행 좌절, 분하고 억울한 김성근
OSEN 기자
발행 2008.11.15 22: 55

충격이다. 무너지지 않을 것 같던 김성근 야구가 쉴새 없이 터지는 홈런포에 와르르 무너져 내렸다. 김성근 감독의 SK는 15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대만 퉁이 라이온스와의 2008 아시아시리즈 예선 최종전에서 4-10으로 대패했다. 무엇보다 홈런포 4방을 얻어 맞은 것이 결정적인 패인이었다. SK는 2회 이진영의 선제 솔로포로 한껏 기세를 올렸다. 그러나 4회 채병룡이 갑작스런 난조를 보인 끝에 승기를 넘기고 말았다. 퉁이 양션에게 적시타를 맞아 동점을 내준 SK는 리우푸하오의 역전 우월 3점포와 가오즈강의 솔로포로 1-5로 밀리기 시작했다. 5회에는 윤길현이 천리앤홍에게 솔로포를 맞았고 4-6으로 뒤진 8회에는 정대현이 리우푸하오에게 다시 스리런포를 내주고 말았다. 4-6으로 경기가 끝났다 하더라도 SK는 결승전에 진출할 수 있었다. 4개국 대표팀이 풀리그 예선을 치르는 이번 대회 순위 결정 방식은 승률로 결정한다. 두 팀 이상이 승률에서 동률이 되면 ①해당팀 직접 대결, 즉 승자승 원칙 ②총실점률이 낮은 팀 ③총득점이 많은 팀 ④타율이 높은 팀 ⑤동전던지기 순서로 정한다. 16일 결승전은 이 방식에 따라 가려진 1, 2위 팀이 결승전을 벌여 우승팀을 가린다. 따라서 SK는 3경기에서 24이닝(9이닝+7이닝+8이닝) 동안 9실점(3+0+6)해 총실점율이 0.375가 되고 퉁이는 26이닝(9이닝+8이닝+9이닝) 동안 10실점, 0.385가 되기 때문에 16일 세이부와의 결승전은 당연해 보였다. 그러나 결국 홈런포를 넘지 못했다. 경기후 김성근 감독은 한동안 덕아웃 계단에 우두커니 침통한 표정을 지었다. 김성근 감독은 "투수들의 컨디션이 나빴다. 코너워크를 구사하려다 공이 한가운데로 몰렸다"고 패인을 분석했다. 패인을 말하면서 분한 표정은 역력했고 목소리도 크게 떨릴 정도였다. 김 감독 부임 후 SK 마운드가 한 경기에서 4개의 홈런포를 허용한 것은 2년 동안 단 4번 뿐이었다. 더구나 올해는 전무했다. 지난해 4월 21일(문학 한화전), 5월 4일(수원 현대전), 5월 22일(대구 삼성전), 7월 14일(문학 두산전) 뿐이었다. 그만큼 올해 SK 마운드는 철저하게 상대를 파고 들었고 공략이 쉽지 않았다. 전날 경기에 나섰던 선발 송은범을 비롯해 전병두가 갑작스런 부상으로 경기에 투입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송은범은 편도선염에 걸린 상태였고 전병두는 바이러스성 장염이었다. 둘 모두 이날 오전 현지 병원까지 갔다왔다. 김 감독은 이날 경기 전 기자들과의 간담회에서 "전날 던진 투수들이 나오지 못한다"면서 농담 섞인 아쉬움을 드러냈다. 결국 마운드 운용의 폭이 좁아진 김성근 야구는 대만의 불꽃놀이 같은 축포에 7회 마무리 정대현까지 투입하게 만들었다. 김 감독은 이날 투수교체 타이밍에 대해 "늦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정대현을 믿을 수 밖에 없었다. 정대현을 가지고 끝내야 하는 것이 우리팀이다. 그런데 정대현이 무너졌다. 어쩔 수 없었다"고 말했다. 거침없는 질주를 할 것 같았던 김성근 감독의 SK는 내년 시즌 다시 한 번 이 대회를 정조준하게 된다. letmeout@osen.co.kr 도쿄돔=민경훈기자rum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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