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S]'결승진출 좌절'SK, 방심이 부른 허무한 퇴장
OSEN 기자
발행 2008.11.15 22: 57

일본시리즈 챔피언 세이부를 꺾은 뒤 긴장의 끈을 놓은 탓일까. SK 와이번스는 지난 13일 세이부와의 첫 대결에서 4-3 짜릿한 역전 드라마를 연출하고 톈진과의 경기에서 15-0 7회 콜드게임 승리를 거뒀다. 그러나 15일 퉁이 라이온즈와의 예선 3차전에서는 무기력한 중심 타선과 예리하지 못한 마운드 운용 탓에 4-10 패배를 자초했다. SK는 나란히 2승 1패를 거둔 세이부와 퉁이에 총실점율에서 뒤져 결승 진출이 좌절됐다. 중심 타선, '고개숙인 방망이' 김재현-박재홍-이진영으로 이어지는 중심 타선은 안타 2개로 1점을 얻어내는데 그쳤다. 이진영이 2회 1사후 우중월 선제 솔로 아치를 터트린 것이 유일하다. SK 중심 타선은 득점 찬스마다 적시타 대신 범타 혹은 병살타로 찬물을 끼얹었다. 1-0으로 앞선 4회초 선두 타자 김재현이 1-2루간을 빠지는 안타를 터트리고 추가 득점의 발판을 마련했으나 박재홍의 유격수-2루수-1루수로 이어지는 병살타로 아웃 카운트만 2개로 늘렸다. 6회 무사 3루서도 내야 땅볼과 뜬공으로 아쉬움을 곱씹었다. 특히 2점차 뒤진 8회 1사 1루서 김재현의 2루수 앞 병살타는 치명타나 다름없었다. 한국 최고의 클러치 타자로 손꼽히는 김재현이 한 방을 터트렸다면 상황은 달라졌을지도 모른다. 평소보다 한 박자 느린 투수 교체 지난해 아시아 시리즈에서 대만 타선을 봉쇄한 우완 채병룡은 선발 투수로 마운드에 올라 3⅓이닝 7피안타(2피홈런) 5탈삼진 5실점으로 패전의 멍에를 썼다. 3회까지 완벽에 가까운 투구로 퉁이 타선을 제압했으나 4회 급격한 구위 난조로 고개를 떨궜다. 채병룡은 4회 연속 안타와 폭투를 범해 무사 1,3루 위기에 몰렸다. 천리앤홍을 삼진으로 돌려 세웠으나 양션에게 동점 적시타를 허용하며 급격하게 흔들렸지만 SK 벤치는 교체하지 않았다. 결국 채병룡은 리우푸하오와의 승부에서 우월 3점 아치와 가오즈강의 백투백 홈런으로 5실점하자 좌완 정우람을 투입했다. 김성근 감독이 정규 시즌과 한국시리즈에서 보여준 마운드 운용과는 대조적인 모습이었다. 특급 마무리 정대현도 8회 추격 의지를 꺾어버리는 스리런을 맞으며 부진을 면치 못했다. 세이부전 승리가 부른 자만심? 김성근 감독은 결승전을 대비해 대만전에 나설 채병룡에게 최대한 많은 이닝을 맡길 계획이었다. 그러나 믿었던 채병룡이 경기 초반에 무너지자 경기 운용 자체가 그야말로 엇박자가 되고 말았다. 채병룡의 붕괴로 선수들은 경기 내내 조급함을 숨기지 못했다. SK는 지난해 아시아시리즈에서 13-1 7회 콜드게임 승리를 거둬 내심 한 수 아래로 평가했다. 하지만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퉁이의 일격에 SK의 타격은 배가 되었던 셈. 세이부를 꺾은 SK 선수단의 자신감이 팽팽한 긴장감으로 이어지지 못하고 자만심으로 변질되고 말았다. 김 감독을 비롯한 SK 선수단의 마음은 이미 결승전을 향해 가 있었을지도 모른다. what@osen.co.kr '2008 아시아시리즈' 한국 대표 SK 와이번스와 대만 대표 퉁이 라이온즈의 경기가 15일 일본 도쿄돔 구장에서 벌어졌다. 이 날 SK는 퉁이의 막강 화력에 맥을 못추며 4-10으로 대패했다. 경기가 끝나자 SK 선수들이 덕아웃에서 어두운표정을 짓고 있다./도쿄돔=민경훈 기자 rum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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