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존 경쟁이 시작됐다. 올 시즌 최하위에 머문 자존심 회복도 목표이지만 그보다는 생존 경쟁이 더 치열하다. 지난 달 22일부터 경남 진주 연암공대 야구장에서 마무리 훈련에 한창인 LG 트윈스 선수단에는 ‘소리없는 전쟁’이 불붙었다. 내년 시즌 1군에서 살아남기 위해 눈에 불을 켜고 훈련을 소화하고 있다. 진주 캠프에 참가한 30여명의 선수들은 오전 8시반에 시작해 밤 9시반에나 끝나는 강행군에 녹초가 되면서도 묵묵히 소화해내고 있다. ‘4일 훈련, 1일 휴식’의 일정으로 벌써 25일을 쌓고 막판으로 접어들고 있는 시점이지만 선수들은 군소리없이 단내나는 훈련을 거듭하고 있다. 2년만에 친정에 복귀한 유지현 코치는 “선수들의 눈빛이 달라졌다. 스스로 훈련을 소화해내려는 자세가 보인다. 강도 높은 훈련에 예년 같으면 이 정도 시점이면 몇 명이 부상으로 아프다며 서울로 올라갔을텐데 올해는 아직까지 단 한 명의 낙오자가 없다”며 선수들을 대견해했다. 내년 시즌 계약 마지막해로 ‘벼랑끝 승부’를 펼치는 각오로 임하고 있는 김재박 감독도 선수들의 달라진 훈련자세에 흐뭇해하고 있다. 김 감독은 “박병호 등 기대주들이 군에서 제대해 복귀하고 FA 특급 선수를 영입한다는 방침에 선수들이 잔뜩 긴장하고 있다. 포지션마다 주전후보들이 올해보다 많아지면서 선수들에게 긴장감이 돌고 있다. 여기서 뒤처지면 내년 시즌 1군에서 버티기도 힘들다는 판단을 스스로 내리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LG는 스토브리그서 목표했던 2명의 외부 FA 영입에 성공하면 올해보다는 풍부해지는 야수자원을 확보할 전망이다. 구단 관계자는 “목표대로 FA를 영입하고 기대주들이 성장하면 기존 주전들 중에서도 1군 백업멤버로도 남기 힘들 수 있다. 특히 자원이 풍부해지는 1루수, 지명타자, 외야수 부문은 경쟁이 어느 때 보다 치열해질 것”이라며 선수단에 긴장감을 불어넣고 있다. 김재박 감독은 “팀이 강해지려면 주전과 백업의 기량차가 크지 않아야 한다”면서 남은 마무리 훈련을 잘 끝내는 등 내년 시즌 준비에 만전을 기할 태세이다. 감독 생활 처음으로 꼴찌에 그치며 상처난 자존심을 내년 시즌에는 기필코 회복하겠다는 각오이다. 오는 25일까지 진주에서 강훈련을 쌓는 LG 선수단은 감독 이하 코칭스태프는 물론 선수들이 뿜어내는 ‘독기’로 열기를 더하고 있다. sun@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