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트윈스가 재일교포 내야수 강병수(24. 일본명 오하라 슈헤이)의 영입을 검토 중이다. 15일 자 는 '야쿠르트에서 전력 외 통고를 받은 오하라가 한국 프로야구 LG로부터 입단 요청을 받았다'고 보도했다. 만약 강병수의 입단 계약이 성사된다면 지난 2006년 롯데서 잠시 뛰었던 김용강(31. 일본명 아마노 유고) 이후 첫 재일교포 선수의 입단이며 LG서는 2005년 방출된 히로시마 출신 우완 김진유(29)이후 처음이다. 강병수는 2002년 드래프트서 야쿠르트에 5순위로 지명된 뒤 재일민단 신문에 '강(姜)이 야쿠르트에 입단했다'는 기사의 주인공이 되기도 했다. 입단 당시 강병수는 '제2의 이케야마 다카히로'로 불리며 기대를 모았다. 이케야마는 1984년부터 2002년까지 야쿠르트 내야의 한 축을 담당하며 통산 타율 2할6푼2리에 304홈런을 기록했던 강타자였다. 이케야마 또한 일본 무대를 주름잡았던 한국계 선수로 잘 알려져 있다. 2000년대 들어 야쿠르트는 강병수 외에도 고교 졸업 후 곧바로 입단한 유격수들에게 '제2의 이케야마'라는 수식어를 남발하기도 했다. 그러나 185cm 85kg의 건장한 체구를 지닌 강병수는 분명 촉망받는 재원이었고 입단 초기 2군에서는 나름대로 잠재력을 떨치며 팀 내서 각광을 받았다. 1군서 2년 간(2006, 2007시즌) 총 19경기서 2할3푼1리(39타수 9안타) 1타점을 기록하는 데 그쳤던 강병수는 2004년 3루 수비 도중 직선 타구에 얼굴을 맞는 불운을 겪었고 이는 정면 타구 처리를 어렵게 만들었다. 시간이 갈수록 장타력은 급감했고 정확성 또한 크게 떨어져버려 결국 그는 지난 10월 야쿠르트의 보류 선수 명단서 제외되었다. 잠재력을 갖추고 있는 선수지만 수비 밸런스와 순발력은 좋은 평가를 받지 못했다. 가장 장점으로 꼽히던 장타력 면에서 성장을 못 보인 반면 정확성은 점점 떨어지며 야쿠르트의 기대에서 어긋났고 이것이 방출의 직접적 원인이 되었다. 한국 프로야구 무대에 섰던 재일교포 가운데 1983년 전무후무한 시즌 30승 기록을 세우며 삼미의 에이스로 활약했던 장명부(2005년 사망)나 빙그레 타선의 핵이 되었던 고원부, 김시진(현 히어로즈 감독)과 함께 쌍두마차로 삼성 투수진을 이끈 뒤 1987년 일본으로 복귀해 '재기상'을 받았던 김일융(일본명 니우라 히사오)은 한 수위의 기량으로 프로야구의 질적 성장을 가져왔다. 그러나 정확한 타격을 선보이던 김실(전 삼성-쌍방울-두산) 이후 재일 교포 선수들의 성공은 사실상 전무했다. 한화-삼성을 거친 내야수 고지행(31)이 2003시즌 93경기서 2할8푼1리 4홈런 27타점을 기록하며 가능성을 보이기도 했으나 그는 2004시즌 도중 선수단을 이탈했다가 발각되는 등 성실성에서 아쉬움을 보이며 결국 퇴출의 칼을 맞았다. 김용강 또한 입단 시 기대를 모았으나 1군에 단 한 경기도 출장하지 못하며 현재 일본서 에이전트 관련 사업을 하고 있으며 김진유 또한 1군 6경기 출장에 그쳤다. 외국인 선수 제도가 없던 1980년대 한 수위의 기량으로 질적 성장을 이끌던 재일 교포 선수들은 더 이상 매력적인 카드가 아니다. 일본 무대서 훈련에 매진하며 탄탄한 기본기를 갖췄으나 국내 선수에 비해 우위를 점하지 못한 채 스포트라이트와 멀어지며 '일본서 2군에 박혀 있었다면 한국서도 2군 선수일 뿐'이라는 인식만을 가져다 주었다. 강병수는 "가장 큰 목표는 일본 야구계에 잔류하는 것이다"라며 26일 벌어지는 히로시마 도요 카프의 트라이 아웃에 기대를 걸었다. 그러나 지난 11일 요코하마 트라이 아웃서도 다네다 히로시(37. 전 세이부), 요시오카 고지(37. 전 라쿠텐) 등 '한물 간' 스타 플레이어를 기량으로 제치지 못했던 강병수가 일본 내 새 둥지를 틀 가능성은 그리 크지 않다. 내야 전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으나 그 이상의 장점을 가지지 못했다는 평을 받았던 강병수. 미완이라는 딱지를 달고있는 그가 한국 무대를 밟는 또 한 명의 '재일 교포'가 될 수 있을 지 궁금해진다. farinelli@osen.co.kr 강병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