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손남원의 영화산책]늦가을 극장가에 전혀 다른 두 종류의 관객 물결이 몰아치고 있다. 일명 아줌마 부대와 오빠 부대가 그 것이다. 팩션 멜로 '미인도'에 눈물을 훔치는 중장년 여성층이 극장문을 나서는 반대편에는 꽃미남 트렌드물에 환호하는 여고생들로 가득찼다. 10월 비수기 동안 고전했던 한국영화가 대입 수능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연말 특수를 맞이했다. 손예진 김주혁 주연의 '아내가 결혼했다'가 불씨를 지피기 시작하더니 13일 '미인도'와 '서양골동양과자점 앤티크'의 개봉으로 본격적인 관객 몰이에 들어가다. 27일에는 강풀 원작의 '순정만화', 12월 조인성 주진모의 '쌍화점' 등 기대작들이 연달아 개봉하며 흥행 바통을 이어받는다. 개봉 첫 주말동안 '미인도'는 60만명, '앤티크'는 50만명 관객을 동원하며 첫 단추를 성공적으로 꿰었다. 미국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한 '007 퀀텀 오브 솔러스'는 한국영화 두 편의 기세에 눌려 뒷전으로 물러났다. CGV와 메가박스 등 대형 멀티플렉스 관계자들은 지난 주말부터 영화 관객이 10월 대비 큰 폭으로 상승한 배경으로 '미인도'와 '앤티크'의 쌍끌이 효과를 들고 있다. 미성년자 관람불가인 '미인도'는 김민선 추자현의 과감한 노출에 이은 화끈한 성적 묘사로 성인 관객들을 유혹하는 데 성공했다. 중년층의 강력한 지지로 흥행 대박을 터뜨렸던 양조위의 '색계'와 한석규 이범수의 '음란서생'이 보여줬던 에로티시즘을 훨씬 넘어선데다 최루성 멜로까지 곁들여 극의 재미를 살렸다. 조선시대의 천재적인 풍속화가 신윤복의 사랑을 그리면서 당시 양반 사회의 성적 치부를 리얼하게 파헤친 까닭이다. 특히 유곽에서 거의 전나의 여성 둘이 벌이는 성 체위 묘사 스트립쇼 등은 이전 한국영화에서 찾아보기 힘들 정도의 파격을 선사한다. 이에 비해 청소년과 젊은 층을 타겟으로 삼은 '앤티크'에는 주지훈 김재욱 앤디 질럿 등의 국내외 꽃미남 청춘스타들을 대거 기용, 생크림 케이크 마냥 깔끔하고 예쁜 화면 속에서 맛깔진 웃음을 선사한다. mcgwire@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