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에서 파일럿 프로그램으로 외국인들의 합숙기를 담은 ‘외인구단’을 21일 편성했다. 1박 2일 동안 10명의 외국인들이 5명씩 팀을 나누어 한국 문화를 배우고 퀴즈를 푸는 등 대결을 펼치게 된다. 꽤 신선하고 독특한 콘셉트의 프로그램 같아 보이지만 지난 추석 방송된 KBS 2TV 파일럿 프로그램인 ‘외인숙’과 판박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프로그램 이름까지 비슷하다. ‘외인숙’은 한국을 처음 방문하는 외국인 4명을 초대해 함께 숙박하며 한국 문화를 알리고 이와 관련된 퀴즈를 풀어가는 프로그램이었다. 추석 연휴 방송 당시 미남 외국인 4명이 출연해 유쾌한 이야기를 나누었으며 시청자들 반응이 좋아 정규 프로그램 편성까지 논의 됐지만 외국인 출연자의 비자 문제 때문에 편성이 무산됐다. 최근 예능 프로그램이 방송국의 핵심이 되면서 인기 프로그램과 비슷한 콘셉트의 예능 프로그램이 끊임없이 생산되고 있다. 숙박 프로그램은 ‘1박 2일’ ‘우리 결혼했어요’를 시작으로 ‘패밀리가 떴다’ ‘골드미스 다이어리’ ‘외인구단’ ‘오늘밤만 재워줘’ 등 계속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게다가 ‘리얼리티’를 강조하면서 ‘절친노트’ ‘좋아서’ 같은 프로그램도 같은 범주에 들어갔고 ‘꼬꼬관광 싱글싱글’도 요즘 대세인 합숙, 러브 리얼리티에 애매하게 발 담그고 있다. 결국 몇 몇 프로그램을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예능 프로그램이 대동소이하다. 아류가 아류를 낳고 그 아류가 또 새로운 아류를 낳는 격이다. 문제는 그 아류가 오리지널의 인기를 뛰어 넘으면서다. 처음에는 ‘아류’라고 비난하던 시청자들도 시간이 지나면 오히려 지지하게 된다. 또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고 이는 광고 수익률로 직결되면서 제작진이나 방송사도 개의치 않는 눈치다. 결국 시청률 때문에 몇몇 인기 프로그램의 포맷이 재생산 되고 있다. 문제점은 비슷한 프로그램이 많아질수록 시청자는 빨리 식상함을 느낀다. ‘1박 2일’ 나영석 PD는 “점점 예능 프로그램의 포맷이 비슷해지고 있다. 시청자들은 더 빨리 식상함을 느낄 것이다. ‘1박 2일’의 수명을 2년으로 생각하고 있다”며 예측한 바 있다. 그런가하면 ‘해피투게더 시즌3’의 김광수 PD는 매 시즌 큰 성공을 거두는 이유로 “전 시즌의 색깔을 벗고 완전히 새로운 형식으로 진행되기 때문”이라고 꼽았다. 결국 인기에 편승해 만들어진 비슷한 포맷의 예능은 스스로 경쟁력을 깎아 먹는 일이다. 장수하는 경쟁력이 있는 프로그램은 ‘무한도전’ ‘해피투게더’ ‘황금어장’ 등 자신만의 색깔을 자기고 고유의 콘셉트를 만들어내는 예능이라는 것을 되새겨볼 필요가 있다. miru@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