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온이 내려가는 만큼 능률은 떨어진다." 김재박 LG 트윈스 감독이 국내서 마무리 훈련을 치르는 데 대한 어려움을 토로했다. 시즌 종료 후 지난 10월 22일부터 경남 진주에 위치한 연암 공대서 마무리 훈련을 진행 중인 김 감독은 지난 18일 취재진과 만나 "진주서 마무리 훈련을 치르기는 처음인 것 같은 데 좀 어렵다"라고 이야기했다. 당초 이날 LG는 남해 야구캠프로 이동, KIA와 연습경기를 가질 예정이었으나 남해의 강풍으로 인해 경기를 부득이하게 취소했다. "햇볕은 따갑지만 바람 때문에 굉장히 싸늘하다고 들었다. 이곳에 비해 남해 쪽은 엄청 싸늘하다. 제주도에서 훈련 중인 히어로즈도 바람으로 인해 훈련에 애를 먹고 있을 것"이라고 이야기 한 김 감독은 "국내서 마무리 훈련을 소화하기는 기후나 시설에서 아쉬움이 많다. 특히 야구라는 종목의 특성을 고려해야 한다"라는 말로 아쉬움을 비췄다. 올해 초 8개 구단 단장 회의를 거쳐 사장단이 참석한 이사회에서는 많은 변화가 있었다. 그 속에는 해외 마무리 훈련 금지라는 조항 또한 포함되어 있었다. 프로야구계의 거품을 빼자는 시도였으나 정작 현장에서는 아쉬운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국내 훈련을 통해 아마추어 야구계 인프라 구축을 노린다'는 이유도 있었으나 신인 지명이 1차 지명제도 폐지 후 전면 드래프트 제로 전환된 현 상황서 '산학 협력'을 기대하기는 쉬워보이지 않는다. 김 감독은 훈련 능률과 부상 가능성에 대해 이야기했다. "축구 같은 경우는 비가 오거나 눈발이 흩날려도 경기를 할 수 있다. 반면 야구는 손으로 하는 운동이다"라고 운을 뗀 김 감독은 "부상 위험도 높을 뿐더러 훈련에 따른 효과는 크지 않다"라며 날씨를 지적했다. 기온 변화에 민감한 손가락의 적응력이 떨어진다는 점을 지적한 김 감독의 목소리였다. 뒤이어 김 감독은 그라운드 주변을 둘러보며 "이 곳의 시설은 넓은 편이 아니라 공,수,주 훈련을 병행하기 어렵다. 근방에 커다란 웨이트 트레이닝 시설이 있어서 그나마 다행"이라고 말했다. 타격 훈련을 지켜보던 김 감독의 왼편에 펼쳐진 내야 및 투수 수비 훈련을 위한 공간은 내야 면적 정도에 불과했다. 수비 시프트에 대한 심화 훈련은 기대하기 힘든 규모였다. "봄철에 2군 선수들이 여기서 훈련을 하기는 한다"라고 이야기하며 훈련을 지켜 본 김 감독의 웃음에는 씁쓸함이 묻어나왔다. 아시아 시리즈를 마치고 국내에서 훈련 할 장소 조차 없어 결국 일본 마무리 훈련을 강행한 SK와 함께 생각해 볼 때 김 감독의 발언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날씨는 둘째치고 시설을 보라. 효율성을 기대하기 어렵다"라고 이야기 한 김 감독의 눈은 자그마한 공간서 송구홍 수비코치가 던져주는 공을 받으며 포구 연습을 하는 신예 내야수들을 향했다. 거품을 빼고 아마추어 야구 인프라를 구축하겠다는 취지는 좋지만 척박한 땅에서 좋은 결과물은 나오지 않는 법이다. farinelli@osen.co.kr 김재박 감독.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