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바람 만 불면 ‘미쓰 홍당무’, 어쩌나
OSEN 기자
발행 2008.11.19 16: 00

혈관 이상 안면홍조증 레이저치료 받아야 [건강칼럼] 찬바람만 불면 나도 '미쓰 홍당무'? 최근 극장가에서 화제를 모으고 있는 영화 '미쓰 홍당무'는 공효진의 열연 속에 ‘안면홍조증’ 환자의 애환을 내비치고 있다. 영화 중 미숙은 심심하면 얼굴이 새빨갛게 달아오르는 안면홍조증 환자다. 찬바람이 불거나 낯선 사람 앞에서 서기 만 하면 바로 얼굴이 빨개져 사람을 만나기가 두렵기만 하다. 남들이야 별 것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막상 당하는 본인은 심한 콤플렉스에 시달리는 것이 이 질환의 특징이다. 영화 속 주인공은 바로 일상의 우리 옆에도 있다. "평상 시에는 아무런 이상이 없다가 모르는 사람 앞이나 자료 발표를 위해 여러 사람 앞에만 서면 갑자기 얼굴이 달아올라요. 그러다 보니 사람 만나는 것이 두려워지고 자꾸 피하려고 만 해요.“ 최근 병원을 찾은 미혼의 직장인 김 모씨는 '미쓰 홍당무'를 보고 여주인공에게 동병상련을 느꼈다고 털어놨다. 김 씨는 극중 미숙처럼 피부과를 집 드나들 듯하고 좋다는 민간요법은 다 해봤지만 헛수고 일뿐 이라는 하소연도 곁들였다. 안면홍조증이란 사소한 감정의 변화나 약간의 온도 차이에도 얼굴이 금세 달아오르거나 특별한 이유 없이 붉은 상태로 남아있는 경우를 말한다. 또 다른 사람보다 얼굴이 더 쉽게, 더 심하게 빨갛게 되고 오래 지속되는 증상을 지칭한다. 유전적인 요인 때문에 발생하는 사람도 있지만 대체로 피부 두께가 얇고 약한 사람에게 잘 생기는 편이다. 따라서 남자보다 여자에게 더 많이 나타난다. 일반적으로 단순히 붉어지는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보다 얼굴이 더 쉽게 더 심하게 빨갛게 되고 오래 지속된다. 피부의 혈관은 자율신경의 조절을 받아 수축이나 확장을 하게 된다. 예를 들어 갑자기 부끄러워지거나 사우나 같은 뜨거운 환경에 오래 노출되다보면 자율신경의 자극으로 혈관이 늘어나게 되고 혈액공급이 증가되면서 얼굴이 붉어지게 되고 달아오르게 된다. 안면 홍조증의 원인이나 악화요소는 다양하다. 사춘기가 되면 여성호르몬에 의해 정상적인 생리적 홍조가 발생할 수 있다. 감정변화에 의한 경우도 많아 주로 내성적이거나 예민한 성격을 가진 사람들에게 흔히 나타난다. 또한 알코올이나 약물의 원인이 있다. 선천적으로 알코올분해효소가 적은 사람이나 일부 항진균제, 항생제나 히스타민 등에 의해 알코올과 연관되어 홍조가 나타나게 된다. 전신질환에 의한 경우도 있다. 칼시노이드 증후군, 비만세포종 등과 같은 종양에서도 잘 나타난다. 폐경기에도 안면홍조증이 잘 발생한다. 겨울철 안면홍조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실내외 온도 차이를 줄이고 야외활동을 가급적 삼가야 하며 꼭 야외활동을 해야 하는 경우에는 마스크를 착용하는 게 좋다. 또 심한 운동을 하거나 맵고 뜨거운 음식을 먹는 것도 피해야 한다. 커피나 콜라 등 카페인이 함유된 음식이나 치즈, 초콜릿, 술, 담배도 안면홍조를 악화시키는 주범이다. 치료는 여러 가지 원인에 따라서 적절한 방법을 선택한다. 심리적인 요인인 경우는 심리 상담이나 자신감 있는 마음가짐이 중요하다. 소심한 마음이나 자신감이 결여된 행동이 홍조를 더욱더 악화시키기 때문이다. 실제 진료실에서 보면 진료시작 전엔 정상이지만 대화가 시작되면 홍당무가 되는 경우가 허다하다. 모세혈관확장증의 경우 혈관만 선택적으로 파괴하는 레이저로 치료가 가능하다. 주사나 여드름 같은 만성염증성질환의 경우 홍조증의 원인을 피하면서 염증을 가라앉히는 약물치료를 꾸준히 해야 한다. [글: 김종경 부산이지함피부과 원장] [OSEN=생활경제팀 osenlif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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