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다른 골목' SD-ATL, 피비 트레이드 재개할까
OSEN 기자
발행 2008.11.20 06: 10

[OSEN=애틀랜타, 김형태 특파원] 시카고 컵스도 어려워졌다. 제이크 피비(27)라는 확실한 카드를 손에 뒨 샌디에이고만 허공에 붕 뜬 격이다. 투수 보강을 노리는 팀은 많지만 누구나 탐낼 에이스를 팔기가 무척 어렵다. 컵스가 라이언 뎀스터 재계약으로 아쉬울 것 없는 현재 샌디에이고가 접촉할 수 있는 구단은 제한적이다. 일단 아메리칸리그 구단은 어렵고, 내셔널리그, 그 중에서도 피비가 희망하는 5개 구단 밖에 없다. 이 가운데 휴스턴, 세인트루이스, LA 다저스는 가능성이 없다. 컵스가 떨어져나가면서 현실적으로 이적이 가능한 구단은 피 팀 밖에 남지 않았다. 피비 영입을 위해 가장 먼저 달려들었지만 트레이드를 단념한 애틀랜타 브레이브스다. 프랭크 렌 단장은 지난주말 "샌디에이고와 협상이 무산된 만큼 다른 방법으로 선수 보강을 추진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애틀랜타가 선택할 수 있는 방법이 생각보다 많지 않다. 에이스 2명 정도를 보강할 생각인 애틀랜타는 손쉬운 FA 영입을 검토하고 있지만 전망이 밝지 못하다. 뎀스터는 이미 컵스가 낚아챘다. C.C 사바티아는 엄두를 낼 수 없다. A.J 버넷은 양키스와 보스턴, 토론토가 영입 경쟁을 펼치고 있다. 또 다른 우완 데릭 로 역시 뉴욕의 두 구단으로부터 구애를 받고 있다. 더구나 로에게는 스캇 보라스라는 장벽이 도사리고 있다. 타 구단과의 트레이드도 쉽지 않다. 맷 케인(샌프란시스코)은 트레이드 불가 대상이다. 잭 그라인키(캔자스시티)는 에이스 자리를 맡기에는 부족하다. 그렇다면 남은 카드는 이미 단념한 피비 뿐이다. 트레이드를 해서라도 투수를 보강하려는 애틀랜타와 트레이드를 통해서 에이스를 팔려는 구단의 이해관계가 완벽하게 맞아 떨어진다. 서로 다른 곳을 기웃거리고 있지만 아니다 싶으면 다시 협상 테이블을 마련하면 그만이다. 케빈 타워스와 프랭크 렌 두 단장은 협상의 창을 완전히 닫은 것은 아니다. 언제든지 조건만 맞으면 다시 대화를 재개할 자세가 돼 있다고 한다. 한 구단 관계자는 와의 인터뷰에서 "피비가 이적할 곳은 여전히 애틀랜타라 뿐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투수를 팔기 어렵고, 투수를 사기 어려운 서로 다른 두 팀이 다시 얼굴을 맞대는 건 자연스럽다는 얘기다. 그러나 난관도 있다. 우선 피비의 트레이드 거부권이 문제다. 피비는 이적을 하더라도 거부권을 계속 보유하고 싶어한다. 그러나 애틀랜타는 구단 방침에 따라 소속 선수의 거부권을 인정하지 않아 왔다. 피비가 애틀랜타 유니폼을 입기 위해선 마음을 바꾸거나 그가 마음을 돌리도록 구단이 '대가'를 건네야 한다. 샌디에이고가 원하는 유망주의 수준도 난관이다. 내년 시즌 당장 선발로테이션에 포함될 수 있는 투수 한 명을 포함해 내야와 외야에 필요한 선수들을 타워스는 두루 원하고 있다. 선수 문제로 논의가 중단된 두 팀이 갑자기 합의에 이를 가능성이 밝다고만은 말할 수 없는 이유다. 하지만 다급해진 샌디에이고가 당장 믿을 곳은 애틀랜타 뿐이고, 애틀랜타 역시 기댈만한 곳은 샌디에이고 밖에 없다. 그렇다면 두 구단이 언제든지 다시 자리를 마련해 대화를 재개할 여지는 충분하다. 아직 시간은 많이 남아 있다. '묘수 찾기'에 골몰하고 있는 타워스가 피비 문제를 어떤 방식으로 풀지 귀추가 궁금해진다. workhors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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