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드로이아 무시한 기자, 알고 보니 '박찬호 저격수'
OSEN 기자
발행 2008.11.20 07: 03

[OSEN=애틀랜타, 김형태 특파원] "내가 틀렸다". 아메리칸리그 MVP 투표에서도 '나홀로' 투표를 한 기자가 "실수했다"고 인정했다. 전날 공개된 투표 결과 1위를 차지한 더스틴 페드로이아는 총점 317점을 얻었다. 1위표 16장, 2위 6장, 3위 4장, 4위 1장을 얻었다. 합계 27장이었다. 올해 AL 연말 시상의 투표인단은 모두 28명. 페드로이아의 이름을 투표지에서 아예 제외해버린 기자는 다름 아닌 에번 그랜트. 의 간판 기자이자 '박찬호 저격수'로 국내에도 이름을 날린 바로 그 인물이다. 그랜트는 케빈 유킬리스(보스턴)를 1위, 프란시스코 로드리게스(LA 에인절스)를 2위, 3위에 저스틴 모너(미네소타)를 선택했다. 보스턴 선수의 MVP 수상으로 환호성을 내지른 지역 언론이 가만 있을리 없다. 가 그에게 '제외의 변'을 요청했다. 그랜트는 "시즌 종료 직전까지만 해도 누구를 1위로 뽑을까 고민했다. 몇가지 시나리오를 검토한 결과 페드로이아를 1위로 고려한 적이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실제 투표에선 의외의 선택을 했다. 이유는 간단했다. "나는 OPS와 득점권 타율을 가장 크게 고려하는데, 페드로이아는 유킬리스에 미치지 못했다"는 게 그의 답변. 정작 뚜껑이 열리자 그와 같은 판단을 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저마다 페도리이아의 공헌도를 높이 평가해 한 표씩 행사했다. 열정적인 보스턴팬들을 의식했기 때문인지 그랜트는 자신을 숙였다. "솔직히 말하면 내가 틀렸다. 좀 더 주의깊게 고려하지 않은 결과라고 지적해도 할 말이 없다"고 덧붙였다. 지난 12일(한국시간) 발표된 내셔널리그 사이영상 투표에선 수상자 팀 린스컴(샌프란시스코)에게 표를 주지 않은 기자가 화제의 대상이 됐었다. 그랜트는 박찬호가 텍사스 시절 부상과 부진에 허덕일 때 온갖 독설을 퍼부은 인물. 마치 원수라도 진 것처럼 기사를 써대 한국에서도 유명 인물이 됐다. 이 때문에 2006년 초대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때는 여러 한국 기자에게 포위돼 질문 공세를 받기도 했다. 자신에 대한 '국제적인 관심'에 당황했는지, 박찬호가 텍사스를 떠났기 때문인지는 분명치 않지만 이후 그의 기사에선 박찬호 비난 문구를 발견하기 어려웠다. 한편 ESPN 칼럼니스트 롭 나이어는 페드로이아보다 조 마우어(미네소타)가 MVP에 적합했다고 주장했다. 수비와 클러치히팅, 각종 통계수치를 감안할 때 마우어가 더 뛰어났다는 것이다. 미국야구기자협회(BWAA) 회원들이 페드로이아에게 표를 몰아준 이유는 보스턴이 플레이오프에 진출했고, 함께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LA 에인절스, 탬파베이 레이스, 시카고 화이트삭스에는 마땅한 MVP 후보가 없었기 때문이라고 풀이했다. 구단이 빛을 못본 탓에 마우어가 성과에 합당한 대우를 받지 못했다는 게 그의 요지였다. workhors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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