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를 떠난다는 생각은 솔직히 하지 않았다".
프리에이전트(FA)를 선언했던 '캐넌' 김재현(33)이 의리를 앞세워 원소속팀 SK와의 계약에 합의했다.
김재현은 원소속구단 우선 협상 마감일인 19일 가족들과 함께 일본에서 온천욕을 즐기고 돌아온 직후 김포공항에서 구단 스태프와 자리를 마주했다. 이 자리에서 김재현은 계약금 2억 원, 연봉 5억 원 등 총 7억 원에 도장을 찍었다. 지난 2004년 이후 생애 2번째 FA계약. 내년에도 같은 연봉에 SK와 재계약할 경우에는 2년간 총 12억 원을 챙기게 된다.
김재현은 계약 후 OSEN과 가진 전화인터뷰에서 "계약 내용에 만족하고 있으며 기분도 좋다"면서 "팀 선수들과 정이 많이 들어 SK를 떠난다는 생각은 솔직히 해보지 않았다. (계약을 끝내) 홀가분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또 내심 친정팀으로 복귀를 바라던 LG팬들이 실망했을 것이란 소식에 "LG팬들에게는 무조건 고맙다는 말 밖에 다른 할 말이 없다"면서 "이런 말을 SK팬들이 들으면 서운해 하고 내가 미안해진다"고 목소리 톤을 낮췄다.
그러나 김재현은 "힘들 때 나를 잡아주고 의리를 지켜준 구단에 끝까지 남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 그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했다"고 강조해 SK 구단에 대한 의리를 지켰다.
지난 1994년에 입단해 2004년까지 LG 유니폼을 입었던 김재현은 고관절 부상과 각서 파동을 겪은 후 SK로 둥지를 옮겼다. 이후 김재현은 전성기에 비할 바는 아니지만 여전히 날카로운 타격으로 SK 타선을 이끌었다. 특히 지난해 한국시리즈에서는 MVP에 오르며 창단 첫 우승을 이끌 정도로 맹활약을 펼쳐 'SK 김재현'임을 각인시켰다. 올해 한국시리즈 1, 2차전에서도 연속 홈런을 기록해 존재감을 확실히 심었다.
김재현은 끝으로 "그 동안 팀에서 배려해 주신 것을 항상 감사히 생각하고 있다"며 "앞으로는 받은 사랑 그 이상을 팀과 팬 여러분께 되돌려 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재현은 일본 고지 캠프에 있는 김성근 감독에게 전화를 걸어 앞으로의 훈련 일정을 상의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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