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의 화원’ 속 그림은 드라마의 또 다른 주인공
OSEN 기자
발행 2008.11.20 09: 43

‘한 장의 그림이 미소를 잃었던 남자 아이를 웃게 만든다. ’ SBS 월화드라마 ‘바람의 화원’ 한 장면이다. 19일 방송된 ‘바람의 화원’ 15회에서 김홍도(박신양 분)는 김명륜의 초상화를 손에 넣기 위해 웃지 않는 그의 아들을 그림으로 웃게 해 달라는 제안에 그림을 그린다. 결국 그의 아들은 김홍도의 ‘무동’을 본 후 그동안 들을 수 없었던 소리를 그림 속에서 들었다며 잃었던 웃음을 되찾는다. ‘바람의 화원’ 제작 관계자는 이 장면에 대해 “그림을 보는 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그림에서 소리를 듣는다는 색다른 의미를 부여했던 신이기 때문에 그 중요도만큼 남다른 공을 들여서 찍었다”며 “김홍도의 ‘무동’이라는 작품이 워낙에 훌륭한 작품이기 때문에 이런 상상력도 가능했던 것”이라고 덧붙여 전했다. 이렇듯 극중에서 등장하는 김홍도와 신윤복의 작품들은 매 회마다 그림 이상의 역할을 하며 ‘바람의 화원’의 스토리를 이끌어내고 있다. 단지 그림일 뿐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드라마 속 그림들은 그 그림마다 각기 맡은 역할과 배역이 있는 또 다른 주인공이자 배우라고 일컬어도 과언이 아니다. 사람과 사람 사이를 잇는 인연의 매개체가 되기도 한다. 1회에서 신윤복의 ‘기다림’은 평양에 있던 홍도를 윤복이 있는 한양으로 불러들이게 했고, 2회에서 신윤복의 ‘춘의만원’은 김조년의 사화서에 윤복이를 들이기로 한 결정적인 원인이 되기도 했다. 5회에서 신윤복의 ‘단오풍정’과 4회에서 김홍도의 ‘군선도’는 각각 ‘닷냥 커플’과 ‘사제 커플’의 마음을 통하게 했던 계기가 된 작품이었다. 7회에서 신윤복의 ‘주사거배’와 ‘무녀신무’는 정치적인 도구로 이용돼 정조(배수빈 분)가 대신들을 벌하고 죄를 묻는 곳에 쓰여지기도 했다. 12회에서 윤복과 홍도가 함께 그린 ‘정조 어진’은 왕의 정통성을 보여 왕의 지위를 확고히 하는 정치적 무기로 쓰이기도 해 왕의 신성성을 보여주는 상징성을 의미하기도 했다. 한편, 20일 방송되는 ‘바람의 화원’ 16회에서는 일찍이 누리꾼들 사이 그림 속 주인공에 대한 의견이 뜨겁게 오갔던 신윤복의 작품 '월하정인'이 등장할 예정이라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yu@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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