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습 추위 속에 8개 구단 마무리 훈련이 차질을 빚고 있다. 올해 초 단장회의와 한국야구위원회(KBO) 이사회를 통해 '해외 마무리 훈련 금지'에 뜻을 모아 각 구단은 국내에서 훈련 중이다. 지난 2일부터 경산 볼파크에서 내년 시즌을 위한 담금질에 나선 삼성 라이온즈는 갑작스럽게 찾아온 추위속에 18일부터 실내 연습장에서 훈련 스케줄을 소화하고 있다. 삼성은 14일부터 신인 선수들의 기량 점검을 위한 네 차례 자체 평가전을 계획했으나 급격한 기온 저하로 두 차례 평가전을 치르는데 그쳤다. 선수들은 두터운 방한 점퍼와 장갑을 착용하고 실내 연습장에 대형 온풍기를 마련했다. 한대화 삼성 수석 코치는 "날씨가 추워져 18일부터 실내 연습장에서 훈련하고 있다. 당분간 연습 경기가 열리기 어려울 것 같다"고 내다봤다. 타자들은 실내 연습장에서 타격 및 주루 훈련을 소화했고 투수들은 가벼운 캐치볼을 끝낸 뒤 체력 단련동으로 이동, 웨이트 트레이닝 훈련을 소화했다. 대구구장에 마무리 캠프를 차린 2군 선수단도 매서운 추위 속에 훈련 장소를 옮겼다. 타 구단도 사정은 마찬가지. 김재박 LG 감독은 국내 마무리 훈련에 대해 "기온이 내려가는 만큼 능률이 떨어진다"며 "국내에서 마무리 훈련을 소화하는 것은 날씨와 시설에서 아쉬움이 많다. 특히 야구라는 종목의 특성을 고려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김인식 한화 감독은 와의 인터뷰에서 "여건만 갖춰진다면 우리들도 국내 마무리 훈련을 하고 싶다. 하지만 마무리 훈련이 한창인 11월 중순부터 추위가 시작될텐데 정상적인 훈련이 가능하겠나. 선수들의 부상 위험도 크다"며 "훈련을 규제할 필요까지 있는지 모르겠다"며 "사실 약속을 어긴 구단도 있지 않는가. 지키기 힘든 약속이기도 하다"고 지적했다. KBO와 구단은 예산 감축을 이유로 해외 마무리 훈련을 금지했으나 현장의 목소리를 전혀 반영하지 못했다. 선수들은 몸에 땀이 날때 제 기량을 발휘하나 때아닌 추위 속에 훈련 효과 저하는 물론 부상 발생까지 우려된다. 따스한 곳에서 굵은 땀방울을 쏟아내며 다음 시즌을 기약했던 예년의 마무리 캠프가 그리울 뿐이다. what@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