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벤 예란 에릭손(58, 스웨덴) 멕시코 감독이 강력한 사임 압박을 받고 있다고 21일(이하 한국시간)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멕시코를 이끌고 2010 남아공 월드컵 북중미 최종 예선 진출이라는 소기의 성과를 낸 에릭손 감독이 위기에 몰린 것은 역설적이게도 바로 성적 부진. 초반 3연승을 달리던 멕시코는 이후 3경기에서 1무 2패를 당하며 나락에 떨어질 뻔했다. 비록 최종 예선에는 진출했지만 3위 자메이카에게 바짝 추격을 당한 나머지 승점(10점), 골득실(+6)에서 모두 동률을 이룬 것은 멕시코로서는 경악 그 자체였다. 만약 다득점(멕시코 9골, 자메이카 6골)에서 앞서지 못했다면 멕시코의 8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 기회는 무산될 수 있었다. 자메이카에게 0-1로 패하며 시작된 현지 언론의 압박은 캐나다와 무승부를 거두고 칠레와의 친선경기에서 패하며 절정에 달했다. 그리고 지난 20일 온두라스에게 다시 한 번 0-1로 패하자 현지 언론은 공식적으로 사임을 요구하며 칼을 뽑았다. 에릭손 감독의 사임을 요구하는 대표적인 언론은 멕시코의 스포츠 일간지 '레코드'. 레코드는 온두라스전이 끝난 후 "에릭손을 해임하라. 그 비용은 400만 달러(약 56억 원)에 불과하다"는 다소 역설적인 제목의 기사로 멕시코 축구협회를 압박했다. 이들은 한 술 더 떠 "만약 멕시코축구협회가 에릭손 감독을 자른다면 우리가 그 돈 중 일부를 부담하겠다"며 "수 백 만 달러의 돈을 들이는데도 멕시코의 황금세대를 나락으로 떨어뜨리는 감독은 그만둬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여기에 멕시코의 종합지 '레포마'도 "최종 예선에는 진출했지만 그 수준의 저열함은 참기 힘들다"고 퇴진론을 거들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에릭손 감독이 여전히 선수들의 지지를 받고 있다는 것. 멕시코의 골키퍼 오스왈도 산체스는 "에릭손 감독이 조금 더 자신감을 가졌으면 한다"며 "3차 예선은 끝났다. 우리는 이제 최종 예선을 준비해야 한다"며 여러 차례 에릭손 감독에 대한 지지를 밝혔다. 일단 멕시코 축구협회도 당장 에릭손 감독을 해임할 생각은 없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현지 언론을 중심으로 구축된 해임 여론이 더욱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조금이라도 나쁜 결과가 연출된다면 그 결과는 에릭손 감독의 해임밖에 없다는 것이 중론이다. stylelomo@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