퀴즈 프로그램이 진화 한다
OSEN 기자
발행 2008.11.21 08: 48

퀴즈 프로그램이 나날이 진화하고 있다. 과거 정통 퀴즈 프로그램이 교양물로서의 성격이 강했다면 현재의 퀴즈 프로그램들은 버라이어티와 토크를 접목시키며 다양한 포맷의 퀴즈 버라이어티쇼(이하 퀴즈쇼) 체계로 나가고 있다. 과거 EBS ‘장학퀴즈’와 현재 KBS 1TV ‘퀴즈 대한민국’을 제외하면 나머지 퀴즈 프로그램들은 모두 퀴즈쇼에 가까운 양상을 띠고 있다. 정통 퀴즈 프로그램과 달리 퀴즈쇼는 문제를 맞히는 것이 아니라 맞히는 그 과정에 관전 포인트를 두는 것이 차이점이다. 크게 퀴즈에 상금이 걸려있다면 전자로, 정보에 무게를 둔다면 퀴즈쇼에 가깝다. SBS ‘퀴즈! 육감대결’의 연출을 맡고 있는 하승보 PD는 “예능에서 집단 버라이어티 토크쇼가 유행하고 있다면 퀴즈 프로그램 또한 퀴즈형식 토크쇼가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고 말한다. 하 PD는 “한국인의 습성이 토크를 좋아하고 퀴즈 자체는 차분한 성격을 띠는 것이기 때문에 점점 퀴즈쇼로 진화해가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KBS2 TV ‘스타 골든벨’ 또한 초기에는 '도전 골든벨' 형식이었지만 지금은 프로그램의 반 이상이 토크가 중심이다. MBC ‘세바퀴’ 등 나머지 퀴즈쇼에도 ‘토크’는 빠지지 않는 구성 요소다. 비단 토크의 접목 뿐 아니라 프로그램의 다양한 포맷도 새로운 방식의 퀴즈쇼로 진화하는데 한 몫을 하고 있다. 현재 국내 퀴즈쇼는 대부분 선진국에서 포맷을 수입해 방송하고 있다. SBS ‘퀴즈! 육감대결’ 은 일본에서 방영된 '헥사곤'의 저작권자인 일본 후지TV와 포맷 사용을 계약했다. 6명의 연예인들이 차례대로 문제를 출제하고 오답자를 가려내는 형식으로 국내에서는 게스트가 2인 1조라는 차별성을 더했다. 단순히 문제를 푸는 것이 아니라 상대방 속마음 읽기가 프로그램의 관건이다. 말투, 눈빛, 태도 등으로 오답자를 찾아내는 과정에서 재미를 준다. MBC ‘브레인 배틀’은 일본 후지TV의 ‘네프리그’와 포맷 계약을 체결한 프로그램. 게임과 퀴즈를 접목을 시도했지만 아쉽게도 지난 10월 막을 내렸다. 1인 참가자와 100인 참가자가 대결하는 KBS 2TV ‘1대100’ 은 포맷 비즈니스 형식으로 1회 방영 때마다 1백50달러를 판권료로 지불하고 있다. 신동엽이 진행했던 케이블 채널 tvN의 ‘YES or NO’ 또한 마찬가지로 포맷 비즈니스 형식으로 수입됐고, 과거 김용만이 진행을 맡아 인기리에 방송됐던 MBC ‘브레인 서바이벌’ 또한 일본에서 포맷을 수입해서 우리식으로 성공시킨 프로그램이다. 이와 관련 하승보 PD는 “미국과 일본은 정보 자체를 배우고 익히는 것이 발달돼 있어 퀴즈 프로에서 앞서있다”며 “포맷을 수입해와 한국식으로 자리 잡은 다음에 독창적으로 만들어 다시 수출하는 길이 빠르다”고 얘기한다. 하 PD는 이어 “MBC ‘브레인 서바이벌’은 당시 ‘낙엽줄’이라는 코드와 ‘떡 먹는 용만이’ 등을 적재적소에 잘 활용했던 프로그램이었다”며 “문제를 쉽게 내면서 그 과정에서 발전을 기했다”고 의견을 전했다. SBS에서는 가을 개편과 함께 지난 10월 말 ‘대한민국 국민고시’를 신설했다. 국민의 대다수가 잘못 알고 있거나 혹은 까맣게 모르는 우리말에 대해 색다른 방식으로 접근해보는 퀴즈쇼다. 이 같은 퀴즈 프로그램들은 제작비가 저렴하다는 측면에서 방송사로서는 수지가 맞고, 시청자들에게 정보를 제공한다는 측면에서 장점을 십분 발휘할 수 있는 프로그램 포맷이다. 하지만 재미를 가하기 위해 다양한 첨가물을 가하다보면 자칫 퀴즈 본연의 맛을 간과하는 우려를 범할 수 있다. 정보와 토크의 적절한 완급 조절이 퀴즈쇼 성공의 핵심이다. yu@osen.co.kr ‘퀴즈! 육감대결’(위)과 ‘대결 1대 100’(아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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