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지러웠던 프로야구판이 어려운 길을 돌고 돌아 원상태로 회복했다. 지난 14일 단행된 삼성과 히어로즈의 장원삼 30억 원 현금 트레이드가 마침내 취소됐다. 신상우 총재는 장고 끝에 21일 기자회견을 갖고 "현금 트레이드 사전승인을 위반했기 때문에 장원삼 트레이드를 승인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로 인해 프로야구판을 내분위기로 몰고갔던 장원삼의 트레이드는 무효가 됐고 해당선수와 현금 30억 원은 원상태로 복귀하게 됐다. 장고 끝에 내린 신상우 총재의 이같은 결정은 여론의 악화를 의식한 고육지계로 보인다. 전격적인 현금 트레이드 발표와 함께 여론은 들끓었다. 선수 팔아먹기와 프로야구 균형발전을 저해하고 있다는 비난이 쏟아졌다. 특히 6개 구단은 현금트레이드시 KBO 사전승인 규칙을 어겼다며 강력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6개 구단 단장들은 발빠르게 움직여 사전승인 구두합의를 내세워 트레이드 취소 가처분 신청에 이어 총재를 포함한 KBO 임원 직무정지 신청, 트레이드 당사자들인 히어로즈와 삼성과의 경기를 보이콧 하겠다며 강한 압박을 가했다. 삼성과 히어로즈는 히어로즈 "구단매각금지와 현금트레이드시 KBO의 사전승인을 해야 한다"는 구두합의는 문서화가 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정당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삼성은 "SK를 막기 위해서 장원삼을 트레이드했다"고 변명하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KBO의 어정쩡한 태도도 여론의 질타를 받았다. 처음엔 문서화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트레이드 승인쪽으로 기울었다. 그러나 삼성의 사전확인 사실이 밝혀지면서 궁지에 몰렸다. KBO가 사전에 현금트레이드를 알고도 승인했다는 강한 의혹마저 제기됐다. KBO는 승인여부를 결정하지 못한 채 시간을 허비했다. 수 차레에 걸친 내부 대책회의와 19일 이사회를 통해 해결책을 모색했으나 마땅한 해결책을 만들지 못했다. 더욱이 프로야구계가 새로운 리그 추진 등 내분으로 이어질 위험성까지 나오자 압박을 이기지 못하고 결국 승인불가쪽으로 결정을 내게 됐다. 이번 장원삼 트레이드 파동은 프로야구계에 불신과 반목의 깊은 골을 새겼다. 삼성의 무리한 욕심에서 비롯된 사태로 상호신뢰와 협동에 깊은 내상을 입혔다. 아울러 이번 사태의 책임자들도 책임론이 부상할 것으로 보인다. 이미 신상우 총재는 골든글러브 이후 사퇴를 선언하는 등 심상치 않는 후폭풍이 이어질 전망이다. sunny@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