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김대호 객원기자] 신상우 한국야구위원회(KBO) 총재의 21일 장원삼 트레이드 거부 결정으로 히어로즈의 처리문제가 당면과제로 급부상하고 있다.
신상우 총재가 장고를 거듭한 이유 중에 하나는 5년간 현금트레이드 금지가 문서화되지 않은 구두합의라는 불완전한 구속력 말고 히어로즈의 급박한 자금사정도 있었다.
신 총재로선 트레이드를 취소할 경우 당장 히어로즈가 시즌을 꾸려나가기 어려울 만큼 자금압박에 맞닥트릴 수 있다는 판단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6개 구단의 손을 들어준 것은 히어로즈 사정을 봐줬다간 자칫 프로야구 전체가 사분오열될 수 있다는 위기감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제 KBO를 비롯한 나머지 구단들은 히어로즈 처리문제를 위해 머리를 맞대야할 상황이다. 히어로즈는 올해 말까지 가입 분담금 24억 원을 내야하고, 내년엔 두 차례에 걸쳐 나머지 72억 원을 납부해야 한다. 히어로즈 구단은 가입금 포함해 내년 시즌 구단운영비로 들어갈 비용을 총 200억 원 가량으로 추산하고 있다.
히어로즈는 장원삼 트레이드로 받은 30억 원으로 급한 가입 분담금과 선수들 연봉지급에 사용할 계획이었다.
히어로즈는 현재 스폰서 영입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올해 (주)우리담배와 같은 메인스폰서는 나서지 않고 있는 형편이다. 서브스폰서만으로 200억 원에 이르는 자금을 확보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이번 장원삼 트레이드 파문으로 히어로즈의 이미지가 추락한 것도 커다란 악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KBO는 히어로즈의 시즌참여 전반에 걸쳐 재고해야할 시점이다. 구단운영능력을 재점검하는 것은 물론 만일 시즌 중간 운영이 불가능해질 경우 대비책도 세워놓아야 한다. 이장석 히어로즈 대표는 "히어로즈는 관리구단이 아니다"고 강변하지만 아직 가입금이 완납 안 된 상태이고 LG 두산에 서울 연고권 분할비용도 지급하지 않았기 때문에 완전한 자율권을 행사하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히어로즈 역시 내년 시즌 운영계획에 관한 청사진을 숨김없이 밝혀 KBO와 나머지 7개 구단은 물론 팬들의 우려를 불식시켜야 할 것으로 보인다. 그렇지 않으면 하루빨리 매각수순에 나서는 것도 프로야구 전체 시장을 위해 바람직한 선택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