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계에 과제를 남긴 '장원삼 파동'
OSEN 기자
발행 2008.11.21 11: 21

결국 당사자 선수를 비롯한 구단에 상처만 남긴 채 원점으로 돌아갔다. 지난 14일 시도되었던 장원삼(25. 히어로즈)의 삼성행이 결국 신상우 한국 야구 위원회(KBO) 총재의 '불가 선언'으로 인해 불발 되었다. 신 총재는 21일 오전 9시 서울 도곡동 야구회관서 기자 회견을 갖고 "5년 간 거액의 현금이 오가는 트레이드를 하지 않겠다던 히어로즈가 도의적 약속을 어겼다. 따라서 이에 대해 정상 참작 없이 '불가 결정'을 내리겠다"라고 밝혔다. 삼성은 14일 장원삼 영입을 위해 장신 좌완 박성훈(26)에 현금 30억 원을 주기로 히어로즈와 합의했으나 결국 모두 원점으로 돌려놓아야 한다. 뒤이어 신 총재는 "한화를 제외하고 다른 구단들 또한 히어로즈에 현금 트레이드를 제의했다고 알고 있다. 그러한 가운데 '현금 트레이드가 가능하겠다'라는 생각이 발현되어 양 구단의 발표까지 이어진 것 같다"라며 "가입금을 완납한 히어로즈였다면 이러한 일이 일어나도 큰 문제가 없었겠으나 이는 도의적으로도 어긋난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골든 글러브 시상식(12월 11일)까지는 구색을 맞추기 위해 총재직을 유지할 것"이라고 밝힌 신 총재는 "팬들은 야구를 사랑하는 만큼 발전하길 기대하고 있다. 각 구단이 적자를 감수하고 야구단을 운영하는 것에 대해서는 잘 알고 있다. 이 방법이 팬들을 모두 수용할 수 있는가에 대해서 생각해보게 되었다. 모든 구단들이 이기주의에서 벗어나는 계기를 마련했으면 하는 바람이다"라고 밝혔다. 14일 발표 후 1주일 간 벌어졌던 2-6 대결과 '진실게임' 공방은 결국 원위치로 결정되었다. 그러나 이 결정이 이미 수 일간 삼성과 히어로즈서 마무리 훈련을 '견학 및 체험'한 장원삼, 박성훈의 상처까지 씻어줄 수는 없다. 이들은 앞으로 선수생활 동안 트레이드에 대한 기억을 고스란히 안고 가게되었다. 선수에게만 상처를 남긴 것이 아니다. "한화를 제외한 다른 구단도 현금 트레이드를 제안했다"라고 밝힌 이장석 히어로즈 대표의 이야기로 인해 다른 구단들까지 현금 액수 크기와 반대 급부로 나온 선수들의 기량과는 상관없이 매도 될 가능성이 커졌다. 경제력을 앞세운 자유 경쟁 시대에 잘못된 일은 아니었으나 스타 플레이어를 육성하고 찾아내기 드문 국내 야구계의 한계와 구단 간의 경제력 차이를 되짚어 볼 수 있었다. 1주일 간의 시일을 끌어 오던 '장원삼 트레이드'는 결국 많은 과제들을 남긴 채 야구계를 뒤흔들어 놓았다. '성문화'된 조항이 없었기에 결국 그 틈새로 트레이드가 시도되었고 이로 인해 히어로즈의 구단 정체성까지 크게 뒤흔들렸다. 첨예한 대립이 이어진 가운데 논란이 이어지며 1주일 간 야구계에 몸살을 안겼다. 많은 이야기 속에 '트레이드 시도'는 선수들 가슴에 생채기를 내고 말았다. 그러나 동시에 '많은 과제' 또한 쏟아진 1주일이었다. 팬들은 이 동요 속에서 찾아낸 허점을 야구인들이 재빨리 메울 수 있길 기대하고 있다. farinell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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