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시즌 개막이 3~4개월 정도 남았으니 단계적으로 체중을 줄일 계획이다". 지난 21일 부산 수영구 광안리의 테라스 G에서 열린 임수혁 돕기 일일호프 행사에서 만난 이대호(26, 롯데)는 평소보다 헬쓱한 모습이었다. 그는 자신과의 싸움을 위해 6일 괌으로 떠나 러닝, 웨이트 트레이닝, 수영 등 맹훈련을 소화하며 15일 만에 6kg을 감량했다. 그는 "구체적인 목표 수치는 없다. 열심히 운동하면 자연스레 체중도 줄어들 것이다. 웨이트 트레이닝과 식이요법을 병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오는 23일 친형 이차호(28) 씨의 결혼식에 참가하기 위해 일시 귀국한 이대호는 다시 괌으로 떠날 계획. 장재영 롯데 트레이닝 코치는 "그동안 많은 선수들을 봤지만 내가 아는 대호는 의지가 강한 선수다. 남다른 의지를 가졌기에 지금의 자리에 오를 수 있었다"며 "12월 개인 훈련과 전훈 캠프를 통해 15kg까지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대호가 자비를 들여 괌 레오팔레스 리조트에서 개인 훈련을 소화하는 가장 큰 이유는 체중 감량. 그는 아침부터 저녁까지 쉼없이 러닝, 웨이트 트레이닝, 수영 등을 반복한다. 그는 체중과 관련해 극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렸다고 털어 놓았다. "많은 사람들은 내가 방망이가 안 맞을때 몸무게 탓이라고 말하곤 했다. 그럴때마다 정말 힘들었다. 뙤약볕 아래 뛰며 '내가 왜 이짓을 해야 하나' 허무하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그는 부산에 머무르면 운동에 집중할 수 없어 괌 전훈을 선택했다. 지인들과의 만남을 자제할 수 있지만 거절하는 것도 한계가 있다. 이대호는 지금보다 규칙적으로 생활하면 체중 감량에 도움될 것이라는 판단 하에 괌 훈련을 떠난 것. 이대호가 힘겨운 훈련 스케줄 속에서도 "내년에 좋은 성적을 거둔 뒤 여자친구와 즐거운 마음으로 이곳에 놀러 오겠다"는 설레임을 가슴에 품고 뛰고 또 뛴다. 이대호는 3루 수비에 관한 기자의 물음에 "수비 부담이 없지 않다"고 대답했다. 제리 로이스터 감독은 공격력 극대를 위해 이대호에게 핫코너를 맡겼다. 팀 타선은 강해졌지만 결정적인 실책을 범하는 경우도 더러 있었다. 그는 "내가 3루수로 나서면 수비 범위가 좁고 나 때문에 졌다고 말하는데 더 좋은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내가 3루수를 원한다고 뛸 수 있는 건 아니다. 선수의 기용 여부는 감독님과 코칭스태프의 권한"이라고 말했다. 8년 만에 롯데의 4강 진출을 이끈 이대호는 내년 시즌에 대한 기대가 남다르다. 그는 "(조)성환이형과 (강)민호의 기량이 좋아졌고 가르시아도 있어 나의 야구를 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어 그는 "올 시즌에는 4강 진출이 목표였지만 내년에는 우승해야 하지 않겠냐. 2006년 트리플 크라운을 달성할때보다 더 좋은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힘줘 말했다. 올 시즌 병역 문제와 3루 수비에 대한 부담도 적지 않았다. 그러나 그는 "지난 시즌이 끝난뒤 올림픽 예선전이 있어 훈련 시간이 부족했지만 이번에는 다르다. 내년에는 정말 마음 편히 야구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이대호는 올 시즌 병역 혜택과 4강 진출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았지만 여전히 모자란게 많다. 오늘보다 나은 내일을 위해 그의 노력은 계속될 것이다. what@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