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건' 이범준, "올해는 운이 좋았다"
OSEN 기자
발행 2008.11.22 08: 49

"좋은 선수들의 부상이 이어지면서 저한테 기회가 왔었죠."
가능성을 보여준 유망주는 시종일관 겸손한 모습을 보였다. 올시즌 성남서고를 졸업하고 LG 트윈스에 2차 2순위로 입단한 우완 이범준(19)이 다음 시즌 더 좋은 활약을 위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이범준은 경남 진주 연암공대에서 펼쳐진 LG의 마무리 훈련 캠프서 괄목할 만한 성장세를 보이며 코칭스태프의 기대를 한몸에 받고 있다. 올시즌 38경기에 등판해 3승 2패 평균 자책점 4.81을 기록한 이범준은 9월 한 달간 3경기에 선발 등판, 2승 1패 평균 자책점 2.70의 성적으로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올시즌까지 주니치 투수코치로 재직했던 다카하시 미치다케 투수 인스트럭터는 "정찬헌(18), 이범준 등 젊은 투수들의 잠재력이 어마어마하다. 낮게 공을 자유자재로 제구한다면 굉장히 좋은 투수가 될 것"이라며 기대감을 감추지 못했다. 다카하시 코치는 오랫동안 주니치에 재직했던 지도자로 최근에는 나카타 겐이치(26), 아사쿠라 겐타(27) 등 볼끝이 묵직한 젊은 에이스들의 성장세를 이끌었다.
다카하시 인스트럭터는 이범준에 대해 "볼끝이 굉장히 좋다. 올해 고교 졸업 후 곧바로 1군에서 활약한 것으로 알고 있는 데 직접 보니 역시 그만한 잠재력을 갖춘 투수였다. 포크볼을 연마시키고 있는데 마음대로 제구할 수 있는 능력은 되지 않는 것이 '옥의 티'다"라며 잠재력에 높은 점수를 주었다.
이범준은 다카하시 인스트럭터의 이야기를 전하자 웃어 보이며 "원래 고교 시절부터 포크볼을 던지는 요령은 알고 있었다. 그러나 느린 변화구를 남발하다보면 직구 구위가 떨어진다는 이야기에 되도록 던지지 않았다"라고 이야기한 뒤 "공이 높다는 평가에 동의한다. 내 공이 대체로 높은 편이라 그에 대해서도 항상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라고 밝혔다.
"공을 놓기 전 이미 왼쪽 어깨가 앞으로 열리면서 제구가 되지 않는 편이다"라고 이야기 한 이범준은 "오른팔이 직각으로 올라갔을 때 왼쪽 팔꿈치는 홈플레이트 쪽으로 향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지금은 겨우 방향을 잡아나가는 정도다"라며 겸손하게 자신의 현 상태를 이야기했다.
"많이 배우면서 귀중한 경험을 쌓았던 한 해였다"라며 데뷔 시즌을 마친 감회를 밝힌 이범준은 "프리에이전트(FA) 선수들이 들어오면서 전력 보강이 많이 되었고 신인들도 좋은 선수가 많이 왔다. 특히 지난해 부상으로 빠졌던 박명환(31) 선배나 동기인 이형종(19) 등이 재활을 마치고 돌아오면 난 다시 생존 경쟁을 펼쳐야 한다"라며 2009시즌을 예상했다.
"올해 1군에서 뛸 수 있었던 것은 운이 좋았기 때문"이라며 겸손하게 답한 이범준은 다시 훈련을 위해 그라운드로 향했다. 투수로 뛴 지 5년이 채 되지 않은 '미완의 대기' 이범준이 다음 시즌 어떤 모습으로 LG 팬들을 흡족케 할 지 더욱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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