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강)영식이도 올 시즌 최고 기량 발전 투수 2, 3위에 들지 않을까요". 서정근 롯데 홍보팀장은 좌완 강영식(27)의 성장에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지난해 롯데로 이적한 강영식은 올 시즌 64경기에 등판, 6승 2패 2세이브 16홀드(방어율 2.88)로 데뷔 후 최고의 성적을 거뒀다. 부산팬들은 그에게 '랜디영식'이라는 최고의 애칭을 선사했다. 거인 군단의 특급 좌완 셋업맨으로 자리잡은 강영식의 성공 스토리는 '대기만성'으로 표현된다. 2000년 해태(KIA 전신)를 거쳐 2001년 삼성으로 이적한 강영식은 뛰어난 체격 조건(188cm 91kg)과 140km 중후반의 빠른 공을 가졌으나 마운드에 오르면 흔들리기 일쑤. 정면 승부보다 도망가는 경우가 훨씬 많았다. 타자와의 대결에서 불리한 볼카운트에 처하면 볼넷을 남발하고 안타를 얻어 맞는 경우가 허다했다. 2006년 겨울 롯데로 이적한 뒤 좌완 계투 요원으로 활동했으나 불안감은 여전했다. 그러나 강영식은 올 시즌 페르난도 아로요 투수 코치와 만난 뒤 미운 오리새끼에서 백조로 탈바꿈했다. 아로요 코치는 강영식에게 긍정의 힘을 불어 넣었다.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은 강영식은 평범한 왼손 투수에서 특급 좌완 셋업맨으로 떠올랐다. 강영식은 "예전에는 마운드에서 부담감을 느꼈지만 이제는 책임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타자와 승부할때 '안타를 허용하지 마라'는 표현 대신 '맞붙어 이겨라'는 아로요 코치의 주문이 힘을 발휘한 셈. 서 팀장은 농담 섞인 한 마디를 던졌다. "괜찮은 투수 어디 없나요? 우리 팀에 오면 'No Fear'(두려워하지 말라) 이거 하나로 다 됩니다". what@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