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토스 최초 3회 우승을 눈 앞에 두고 있는 '혁명가' 김택용(19, SK텔레콤)의 얼굴에 비장감마저 흘렀다. 김택용은 개인적으로는 최초의 3회 우승도전 이지만 팀에게도 숙적 삼성전자와의 악연을 끊을 수 있는 절호의 찬스를 맞아 '절대 지지 않겠다'는 의지를 강력하게 천명했다. 22일 서울 광운대학교 대강당에서 열리는 'MSL 결승전' 준비에 한창인 김택용을 지난 20일 저녁 서울 역삼동에 위치한 T1에 연습실서 만났다. 지난해 김택용은 '곰TV MSL 시즌3'서 MSL 3회 우승의 꿈을 무명에 가깝던 박성균에게 패하며 무릎을 꿇었다. 그 뒤 2시즌 연속 MSL 32강 탈락을 하는 등 페이스도 급격히 하락했고, 2008년 상반기에는 승률도 50%를 넘지 못하며 극심한 슬럼프를 겪었다. 김택용은 "작년 3회 우승의 기회를 놓쳤을 때를 생각하면 아쉽기 그지 없다. 너무 자신감이 넘쳤었다. 억울한 마음도 들 정도다"라고 운을 뗀 뒤 "지금은 평온하다. 가장 중요한 순간 겪었던 패배는 나를 더욱 강하게 성장시켰다. 두 번 다시 아픈 경험은 하지 않겠다"라며 결승전에 나서는 출사표를 밝혔다. 이어 "허영무 선수에게는 미안한 얘기지만, 팀과의 악연도 3번째 우승을 해냄으로써 끊어내겠다. 내가 승리하면 팀과 나 모두 에게 일석 이조의 효과를 낼 것이다. 제 2의 혁명을 해내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최근 들어 그의 경기력은 최고의 페이스를 보이고 있는 상태. 지난 10월 11일 이성은에게 패한 이후 약 한 달간 공식전에서 12승 2패라는 대단한 성적을 기록했다. 4강 3세트에서 윤용태에게 패하기 이전까지 공식전 11연승의 대기록을 만들어냈다. 2008 시즌 11연승을 기록한 선수는 이영호(16, KTF) 단 한 명뿐이었다. 김택용은 "1경기를 이긴다면 3-0 승리를 생각하고 있다. 이제까지 나는 첫 경기를 이기고 나면 그 결과를 많이 보여줬다. 또 상대는 첫 결승이다. 나도 당시에는 긴장을 많이 했다. 첫 판을 나에게 진다면 걷잡을 수 없이 무너질 것이다. 이번 결승전때 김택용이 강하다는 것을 보여주겠다"고 말했다. 지난 11월 송병구가 스타리그 우승 당시 연이어 SK텔레콤 선수들을 이기고 우승한 것에 대해 SK텔레콤 팀 분위기는 '삼성전자에 양대리그를 모두 내 줄 수 없다'는 입장. 박용운 감독 대행은 "김택용 선수의 3대 1 승리를 예상한다"면서 "프로리그가 최우선적으로 중요하지만 이번 김택용 선수의 우승으로 팀 분위기가 살아날 것이다. 충분히 완승을 거둘 것으로 생각한다"며 김택용의 의지에 힘을 실어줬다. 팀원들의 성원에 김택용은 "현재 다들 너무 열심히 도와주고 있다. 지금 부담감보다는 꼭 이기겠다는 마음뿐"이라며 "작년에 못받은 금배지는 물론이고 상대 팀에 꺾인것 처럼 보이는 팀의 명예도 살리겠다. 광운대학교에 많이 찾아와 응원을 부탁드린다"며 승리를 다짐했다. 프로토스의 재앙 마재윤을 3-0으로 잡아내며 프로토스 황금기를 선두에 끌고 가던 '혁명가' 김택용. 1년 전 놓쳤던 프로토스 최초의 MSL 3회 우승과 금배지 획득이라는 영광을 모두 안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scrapper@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