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명 실패' 쿠바 톱스타, WBC 대표 탈락
OSEN 기자
발행 2008.11.23 05: 53

[OSEN=애틀랜타, 김형태 특파원] 미국으로 망명을 시도하다 체포된 쿠바 대표팀의 스타플레이어 2명이 내년 3월 열리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참가가 무산될 전망이다. AP통신은 23일(한국시간) 쿠바 공산당 기관지 그란마의 보도를 인용해 쿠바 대표팀의 에이스 야델 마르티(29)와 외야수 야세르 고메스(28)가 국내 리그 소속팀에서 방출됐으며 WBC 대표팀에서도 제외가 유력시된다고 전했다. 쿠바 당국은 구체적인 설명없이 이들이 '부적절한 행동'을 한 게 이번 징계의 원인이라고만 밝혔지만 익명의 소식통들은 이들이 미국으로 망명을 시도하다 붙잡힌 게 결정적 이유라고 설명했다. 쿠바 리그의 정상권 팀 중 하나인 인두스트리알레스에서 뛴 마르티는 왜소한 체격에도 불구하고 뛰어난 제구력을 앞세워 정상급 투수로 발돋움했다. 특히 2006년 초대 WBC에선 대표팀 마무리로 대활약했다. 12⅔이닝 동안 1승, 2세이브, 방어율 0을 기록하며 쿠바가 결승까지 진출하는 데 공을 세웠다. 당시 활약으로 그는 한국의 박찬호, 일본의 마쓰자카 다이스케(보스턴)와 함께 WBC 올스타에도 선정됐었다. 왼손 타자인 고메스는 지난해 리그 타율 3할9푼4리를 기록한 강타자. 2000년 시드니 올림픽에 출장해 은메달을 목에 건 바 있다. 초대 WBC에선 대표팀 최종 명단에서 탈락했다. 쿠바 정부는 WBC에서 대표팀이 푸에르토리코, 도미니카 공화국, 베네수엘라 등 쟁장한 중남미 강호들을 물리치고 결승까지 오른 점을 높이 평가해 아바나 시내에서 성대한 카퍼레이드 행사를 벌인 바 있다. 그러나 끝까지 충성할 것으로 믿었던 선수들이 적성국인 미국으로 탈출을 시도한 점은 용납할 수 없었고, 결국 소속팀 퇴출에 이어 대표 선수 자격 박탈이란 중징계를 고려하고 있는 것이다. 이들은 지난 베이징 올림픽 대표팀 최종 명단에서도 제외된 바 있다. 쿠바의 엘리트 선수들은 메이저리그 선수들과 비교가 되지 않는 박봉에 시달리고 있지만 일반 국민들과 달리 개인 소유의 자동차를 모는 등 나름대로 풍족한 생활을 누리고 있다. 그러나 쿠바 탈출에 성공한 여러 선수들이 메이저리그 구단과 천문학적인 금액에 입단, '인생역전'에 성공하자 이들의 뒤를 따르려는 시도가 줄기차게 이어지고 있다. 올란도 에르난데스, 호세 콘트레라스, 리반 에르난데스 등 쿠바 대표팀의 주축 에이스들은 이미 빅리그 스타플레이어로 자리를 잡았고, 지난해 알렉세이 라미레스에 이어 최근 다얀 비세도가 쿠바 탈출에 성공, 시카고 화이트삭스에 입단해 주목을 받았다. 특히 비세도는 계약 총액 1000만 달러 이상을 확보해 화제를 모으고 있다. workhorse@osen.co.kr 베이징 올림픽에 앞서 한국 대표팀과 친선경기를 벌인 쿠바 대표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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