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감한 FA 투자'LG, 이젠 내부성장이 열쇠
OSEN 기자
발행 2008.11.23 14: 05

"경쟁을 통해 더 나은 성적을 노리겠다." 프리에이전트(FA) 시장의 대어 이진영(28)과 정성훈(28)을 확보한 LG 트윈스가 마무리 훈련에 매진하며 기존 선수들의 분발을 촉구하고 있다. 경남 진주에 위치한 연암공대서 마무리 훈련을 지도 중인 김재박 감독은 "FA 선수 1~2명을 수혈하는 동시에 젊은 선수들의 잠재력을 더욱 끌어올리는 데 열중하고 있다"라며 마무리 훈련 과정을 설명한 바 있다. 특히 그동안 FA 시장에서 확실한 성과를 거두지 못하며 '먹튀'를 배출했던 LG임을 감안하면 김 감독의 조련은 더욱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이전까지 LG는 영입한 FA들이 제 위치에서 확실한 활약을 보이지 못하는 바람에 '재앙'을 겪었다. 2001시즌 LG는 4년 18억원을 지출, 해태에서 홍현우를 영입하며 '공,수,주를 모두 갖춘 대형 내야수를 데려왔다'라는 평을 얻었으나 홍현우가 4년 간 올린 성적은 2할4리 14홈런 63타점에 불과했다. 홍현우는 2005년 고향팀 KIA로 돌아가서도 확실한 모습을 보이지 못한 채 야구계를 떠났다. 특히 2001시즌 LG는 시즌 도중 기존 3루수였던 안재만을 SK로 트레이드한 뒤 홍현우까지 부진한 모습을 보이는 바람에 포수 조인성(33), 장재중(현 KIA 코치)이 3루 자리에 서는 모습도 보였다. 노련한 내야 유틸리티 요원 이종렬(35)이 있었으나 홍현우에게 기대했던 모습을 충족시킬 만한 대체자로 보기는 어려웠다. 확실한 마무리를 기대하고 데려온 진필중도 LG에 생채기만을 남겨주었다. 2003년까지 통산 176세이브를 올리며 국내 최고의 마무리로 군림하던 진필중이었으나 그는 2000시즌 이후 매년 이닝 당 주자 출루 허용(WHIP) 1.20 이상을 기록하며 불안감을 노출했다. 피안타율 2할대 중반을 향해 상승할 정도로 불안함이 가득했던 진필중이었으나 LG는 진필중에게 손을 뻗었고 결국은 '투수진의 계륵'으로 인해 심한 마음 고생을 겪었다. 140km대 중후반의 직구를 손쉽게 던질 정도로 빠른 공은 여전했으나 직구를 받쳐 줄 변화구가 마땅하지 않았다. 진필중이 뒷문을 비운 동안 LG는 2006년 17세이브를 올린 우규민(24)이 등장하기 전까지 신윤호, 장문석 등이 집단 마무리 체제로 나서는 고육책을 택했다. 게다가 시즌 전 기대를 모았던 우규민 또한 올시즌 3승 7패 10세이브 평균 자책점 4.91을 기록하며 어려움을 겪었다. LG는 다음 시즌 새로운 마무리를 팀 내에서 발굴하겠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올시즌 초 1선발 박명환(31)의 부상 이탈은 LG를 추락케 한 가장 큰 이유 중 하나였다. 지난 시즌 155⅓이닝을 소화하며 10승 6패 평균 자책점 3.19로 제 몫을 해냈던 박명환의 올 시즌은 악몽과도 같았다. 4월 한 달간 3패 평균 자책점 8.61을 기록한 채 어깨 부상으로 인해 2군으로 내려갔던 박명환은 결국 지난 6월 미국서 어깨 수술을 단행한 뒤 재활에 여념이 없다. 현재 진행 중인 박명환의 'FA 스토리'를 실패로 보기는 힘들지만 2008시즌 그의 부상 이탈은 LG에 '재앙'으로 돌아왔다. LG는 올해 원투 펀치 봉중근(28)-크리스 옥스프링(31)이 21승을 합작했으나 이들은 2~4선발에서 원투펀치로 끌어올려진 투수들이다. 1승 5패 평균 자책점 7.93으로 부진했던 제이미 브라운의 중도 퇴출도 있었고 밑바탕을 메워 줄 만한 예비 선발 요원 또한 확실한 모습을 보이지 못했다. 어렵지 않게 한 시즌 10승 이상을 올려줄 만한 1선발의 이탈로 LG는 사상 두 번째 최하위 굴욕을 맛봤다. LG가 겪은 3번의 전례는 모두 대체자 성장보다는 FA 선수에게 굉장히 많은 것을 기대했기 때문에 벌어진 현상이었다. LG는 또다시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 내야수들에게 '2개 이상의 포지션 갖기'를 주문하는 등 튼실한 선수층을 구축하는 데 힘을 기울이고 있다. 3루수가 주포지션인 김상현(28)은 1루 수업을 받고 있으며 야구 센스가 좋은 김용의(23)는 2루를 겸업 중이다. 1년차 우완 정찬헌(18)과 이범준(19)은 변화구 구사력과 제구력을 보완하며 쌀쌀한 날씨에도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베테랑 우완 최원호(35)는 매일 1루에서 3루로 전력 투구를 펼치는 등 볼끝을 묵직하게 하기 위해 커다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타카하시 미치다케 인스트럭터는 "최원호는 나이가 적지 않음에도 질문을 많이 하며 열정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최원호 뿐만 아니라 모든 투수들이 훈련을 열심히 하고 있어서 솔직히 많이 놀랐다"라며 혀를 내둘렀다. FA 부작용으로 인해 엄청난 몸살을 겪었던 LG. 새로운 FA를 영입하는 동시에 엄청난 훈련량으로 기존 선수들의 능력을 끌어올리고 있는 LG가 다음 시즌 목표 달성에 성공할 수 있을 지 팬들의 기대가 점점 커지고 있다. farinelli@osen.co.kr 이번 스토브리그에서 LG가 새롭게 영입한 FA 이진영, 정성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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