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의 힘' 최태욱, 제2의 전성기 꽃 피운다
OSEN 기자
발행 2008.11.24 07: 59

'가족의 힘'이 잠들어 있던 최태욱(27)의 본능을 일깨웠다. 최강희 감독이 이끄는 전북 현대가 지난 23일 성남 탄천 종합운동장에서 열린 K리그 6강 플레이오프 성남 일화와 경기서 두두에 페널티킥 선제골을 내주었지만 최태욱과 루이스의 연속골에 힘입어 연장 접전 끝에 2-1 역전승을 거두었다. 이날 후반 31분 역전승의 발판을 마련한 동점골을 터트린 최태욱은 그동안의 설움을 모두 씻었다. 고등학교 시절 폭발적인 스피드와 칼날 크로스 등으로 이천수(27, 수원) 박용호(27, 서울)와 함께 '부평고 3인방'으로 불렸던 최태욱은 2000년 안양에 입단하며 프로에 발을 들여 놓았다. 이후 거스 히딩크 감독의 부름을 받고 출전한 2002 한일월드컵에서는 출장 기회를 잡지 못했고 이후 대표팀에 꾸준히 이름을 올렸으나 인천, 일본 시미즈와 포항 등 여러 팀을 거치며 옛 명성을 잃어갔다. 올 시즌 전북에 입단한 최태욱은 초반 최강희 감독의 큰 기대를 받았다. 빠른 스피드와 발재간이 전력에 큰 도움이 되리라 생각했던 것. 하지만 최 감독이 원하는 만큼의 능력을 회복하기까지는 어려움이 많았다. 최태욱은 독실한 신앙생활을 하는 것으로도 잘 알려져 있지만 다시 일어서게 된 데는 동갑내기 부인 정혜령 씨의 내조가 큰 힘이 됐다. 남편을 위해 전주로 함께 이사한 정 씨는 4살, 1살짜리 아이를 키우며 뒷바라지했다. 최태욱은 경기 후 가진 인터뷰서 "전주에서 두 아이를 키우는 아내가 그동안 가장 고생이 많았다. 오늘 내 활약이 아내에게 조금이나마 힘을 줄 수 있을 것"이라며 공을 돌렸다. 정 씨는 최태욱에게 단순히 내조만 하는 것이 아니었다. 최강희 감독과 최태욱의 사제간의 정을 느끼며 경기에 나설 수 있게 만든 계기가 된 편지도 부인의 아이디어였다. 후반기서 살아나고 있는 팀 분위기에 녹아들려 노력하던 남편과 이야기를 나누며 함께 편지를 작성했던 것. 그랬던 것이 최태욱에게는 환골탈태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주었다. 평소 절제된 생활을 통해 가족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최태욱은 자신을 믿고 있는 사람들을 위해 성공스런 재기의 길로 들어가고 있다. 과연 최태욱이 오는 26일 열리는 울산과 준플레이오프서 어떤 결과를 얻게 될지 기대된다. 10bird@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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