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3월 열리는 제 2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을 앞두고 발 빠른 행보를 보이던 일본프로야구(NPB)가 주니치 드래건스의 보이콧 파동으로 선수 구성에 제동이 걸렸다.
23일자 일본 는 주니치 오치아이 히로미쓰(54) 감독이 지난 22일 WBC 주니치 대표 선수 후보 4명 전원이 사퇴한 것과 관련해 하라 다쓰노리(50, 요미우리 자이언츠) 일본대표팀 감독이 분개했다는 소식을 전해듣고 40분에 걸쳐 맹반론을 펼쳤다고 보도했다.
오치아이 감독은 가을 마무리 훈련이 한창이던 나고야 구장 기자실에 스스로 걸어와 "사퇴는 각 선수의 의사"라며 구단 입장에서의 보이콧이 아니라고 항변했다.
오치아이 감독은 선수들의 사퇴가 조직적인 것이 아니라 어디까지나 선수 개개인이 내린 결정이라고 밝혔다. 베이징올림픽에서 이승엽에게 홈런을 맞은 이와세 히도키와 왼쪽 장딴지 부상인 모리노 마사히코는 시즌 중 출전 의사가 없다고 코칭스태프에 알려왔다. 중간투수 아사오 다쿠야, 다카하시 아키후미도 2월에 있을 스프링 캠프에 전념하겠다는 뜻을 나타냈다. 최근 이름이 거론된 와다 가즈히로는 허리에 통증을 안고 있다.
오치아이 감독은 "구단이나 현장의 주도에 의한 사퇴나 보이콧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구단도 감독도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우연히 4명이 모두 본인들의 의사가 그런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만의 천웨이언이 출전 의사를 나타내 허락한 것도 그런 맥락이란 것이다.
또 주니치 선수들만이 사퇴 이유를 설명하지 않은 것에 대해서도 정당성을 주장했다.
오치아이 감독은 NPB가 제시한 사퇴 이유를 묻는 용지에 아무 것도 쓰지 않았다. 이에 대해 "출장 의사를 확인하는 란만 있었다"고 말한 뒤 "이런 일에 설명을 해야 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사퇴 이유까지 알고 싶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누가 부상이라는 말은 하고 싶지 않다. 의사가 환자의 병을 다른 사람에게 말할 수 있는가"라고 되물었다.
불공평한 선수 전형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오치아이 감독은 지난 8월 베이징올림픽 때는 12구단 중 가장 많은 5명(대만 1명 포함)을 파견하고도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그러나 이번에는 "프리에이전트(FA)를 선언한 선수는 배려하면서도 일본에 남는 선수에게는 배려가 없다"며 "우에하라 고지(요미우리)나 미야모토 신야(야쿠르트 스월로스)가 대표팀을 은퇴하겠다고 한 것은 용서가 되는 것인가. 일부 선수의 사퇴는 괜찮다고 하면서도 구단의 사정도 있는데 모두 나와 줄 것이라고 생각하는 점이 큰 잘못"이라고 꼬집었다.
특히 오치아이 감독은 "공식 경기 외에는 참가해야 하는 강제권은 없다"며 "프로야구 선수는 구단의 직원이 아니다. 개인사업자다. 다쳤을 때는 보장도 없을 뿐 아니라 자신을 생각하는 것이 첫 번째 권리다. 전부 NPB가 지원해준다면 좋지만 이상론이며 가장 먼저 난처해 하는 것은 선수"라고 강조했다.
이에 이 신문은 WBC를 위해 12개 구단이 일체가 되는 구도는 벌써 무너졌다고 풀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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