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PD협회, “드라마 관련 규칙 2005년으로 되돌려져야”
OSEN 기자
발행 2008.11.24 15: 44

한국 드라마 PD협회가 ‘드라마 위기’라 불리는 지금의 드라마 제작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드라마와 관련된 모든 규칙을 2005년 1월 1일자로 되돌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드라마 PD협회는 24일 오전 12시 서울 여의도의 한 음식점에서 기자 간담회를 열어 “그 동안 드라마의 발전에 대해 고민하지 못하고 이렇게 되기 까지 방치한 잘못을 드라마 PD로서 통감한다”고 말했다. 이 날 간담회에 참석한 드라마 PD 협회 이은규 회장은 “‘겨울연가’ ‘대장금’을 시작으로 한류붐이 일었는데 이후 한류붐을 로또로 착각한 일부 장사꾼들과 케이블 채널, IPTV 등 대자본들이 드라마 시장에 쏟아지면서 드라마 시스템이 전체적으로 왜곡됐다”고 밝혔다. 이어 “일부 드라마들이 과도한 제작비로 화려하게 치장되면서 질적인 발전보다는 내용의 부실함을 스타의 등장으로 만회해보려는 소모적인 경쟁이 계속됐다. 그에 따라 제작사와 방송사의 수익은 악화되고 드라마 역시 문화 상품으로서의 인본적 향기를 잃었다. 새로 만들어지는 드라마들이 질적으로 나아지지 못한다면 드라마의 생존 기반은 위기라고 할 만큼 심하게 무너질 것이다”고 덧붙였다. 이 날 참석한 드라마 PD협회 SBS 이영섭 간사는 “지난 몇 년 간 방송 3사에서 방영된 84편의 미니시리즈 중 스물 몇 편이 적은 수익을 올렸고, 나머지 60편의 미니시리즈는 방송사에 큰 적자를 안겼다. 실패한 드라마에서도 배우들은 고액의 개런티를 챙겨갔다. 이런 식으로 가다 보면 지금 폐지된 SBS 금요드라마, MBC 주말기획 드라마에 이어 미니시리즈, 대하 사극에 까지 사망 선고가 내려질 지도 모른다”고 밝혔다. 이은규 회장은 또 “드라마를 둘러싼 모든 왜곡을 바로잡자면 원점에서 다시 시작해야 한다. 드라마 정책을 책임지는 분들게 모든 외주 비율과 편성 틀을 비롯한 드라마의 정책을 2005년 수준으로 복귀할 것을 강력하게 요청한다”고 주장했다. 마지막으로 이 회장은 “이러한 호소는 드라마 제작 환경이 좋아지기 위한 최소 조치에 불과하다. 문화를 돈벌이 수단으로만 보는 투자자와 이에 편승한 일부 제작사, 스타 연기자, 권력형 작가들, PD들은 모두 스스로를 되돌아보고 초심으로 돌아와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드라마 PD협회는 오는 12월 1일 오후 3시 목동 방송회관에서 세미나를 열어 TV 드라마 위기의 원인과 대책, 배우 출연료 제도를 위한 개선방안 등을 논의할 계획이다. 이 자리에는 SBS 드라마국 구본근 국장을 비롯해 한국 방송영화공연예술인 노동조합 정책위원회의장 문제갑, 한국 드라마제작사협회 사무총장 김승수, 한국 연예매니지먼트 협회 김길호 씨 등이 참석할 예정이다. ricky337@osen.co.kr 드라마 PD협회 이은규 회장, MBC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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