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PD협회, “드라마 시장 형태 기형적이다”
OSEN 기자
발행 2008.11.24 15: 53

“현재 드라마 시장은 일부 장사꾼 제작사들이 드라마의 핵심 요소인 기획자, 작가, 연출자, 스타 연기자의 대다수를 분할 독점하는 기형적인 형태를 보이고 있다.” 한국 드라마 PD협회는 24일 오전 12시 서울 여의도의 한 음식점에서 기자 간담회를 열어 최근 ‘드라마 위기’라 불리는 드라마 제작 상황을 극복하기 위한 해결책을 논의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이 날 간담회에 참석한 드라마 PD협회 이은규 회장은 2005년 이후 드라마 시장은 대자본의 개입으로 인해 시스템이 전체적으로 왜곡됐다”며 “방송사의 주된 수익인 광고료는 2004년과 2008년 사이에 동결된 상태고, 유일한 증가 요인인 해외 판매 수익은 스타들의 경악할만한 출연료로 탕진됐다. 또 우후죽순 생겨난 제작사들은 돈을 무기로 기획자, 작가, 연출자, 스타 연기자 등을 분할 독점해 편성을 받고 나서 높은 제작비를 방송사에 강요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드라마 PD로서 그 동안 치열하게 싸우지 못하고 상황 악화에 편승한 점, 방치한 점 뼛속 깊이 반성하고 있다. 지금의 거품 현상이 계속 된다면 드라마는 살아남을 수 없다. 몇 년 후의 상황이 눈에 뻔히 보이는 이 시점에서 모든 드라마 정책을 책임지는 분들께 모든 외주 비율과 편성 틀을 비롯한 드라마 정책을 지난 2005년의 상황으로 복귀시켜주기를 강력히 요청한다”고 주장했다. 이 회장은 또 “방송 임박시까지 계약을 미루다 펑크 협박으로 이익을 챙기는 저질 계약 관행도 바꾸고, PD의 캐스팅 권한을 권력적으로 침해하거나 집필 거부를 무기 삼아 함께 일하던 PD를 교체하려 하는 작가의 행태도 거둬야 한다. 다양성은 줄이고 한 편당 시간을 한없이 늘려가는 후진 편성도 돌려놔야 하고, 역량이 부족한 신인을 스타 캐스팅에 끼워 파는 행위도 삼가야 한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이 회장은 “드라마에 참여하는 사람들 모두가 이번 기회에 스스로를 돌아보며 ‘시청자의 눈으로 볼 때 과연 정당하고 떳떳한가’를 기준으로 반성을 했으면 한다. 지금의 권력이나 이익은 모두 시청자들이 준 것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모두 어려운 경제만 탓하지 말고 좋은 드라마 만들기에 정신을 바짝 차려야 할 때다”고 전했다. 한편 드라마 PD협회는 오는 12월 1일 오후 3시 목동 방송회관에서 세미나를 열어 TV 드라마 위기의 원인과 대책, 배우 출연료 제도를 위한 개선방안 등을 논의할 계획이다. 이 자리에는 SBS 드라마국 구본근 국장을 비롯해 한국 방송영화공연예술인 노동조합 정책위원회의장 문제갑, 한국 드라마제작사협회 사무총장 김승수, 한국 연예매니지먼트 협회 김길호 씨 등이 참석할 예정이다. ricky337@osen.co.kr 간담회에 참석한 PD협회 SBS 김영섭 간사, MBC 이창섭 간사, 이은규 드라마 PD 협회 회장(전 MBC 드라마 국장), KBS 이강현 간사, MBC 제공.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