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값은 없다." 남해 가을캠프를 지휘하고 있는 조범현 KIA 감독이 내년 시즌 무한 경쟁을 선언했다. 이름값에 기울지 않고 실력에 따라 선수를 기용하겠다는 것이다. 내년시즌 서재응과 최희섭의 부활을 고대하고 있지만 올해처럼 무조건 이들에게 기대지 않겠다는 것이다. 경쟁을 통해 가능성 있는 다른 선수들에게 기회를 주겠다고 밝혔다. 단적인 예가 최희섭과 이재주이다. 두 선수는 내년 시즌 지명타자로 경쟁을 벌인다. 최희섭이 1루수로 뛸 수도 있겠지만 장성호가 버티고 있기 때문에 지명타자로 기용될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오른손 강타자인 이재주와 맞대결은 필연적이다. 조범현 감독은 "내년에는 두 선수 가운데 컨디션이 좋은 선수를 쓸 것이다. 지난 시즌에서는 최희섭에게 많은 기대를 걸었고 상대적으로 이재주에게 기회가 주어지지 않았다. 하지만 내년에는 경쟁을 통해 타격이 좋은 친구를 쓸 것이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재주는 최희섭에 밀려 괌, 미야자키 스프링캠프도 참가하지 못했다. 그러나 태국 2군 전지훈련을 통해 강인한 훈련을 쌓았고 개막 이후 최희섭이 부진에 빠지자 팀의 중심타자로 맹활약을 펼쳤다. 타율 2할7푼6리, 12홈런, 58타점을 올렸다. 조범현 감독은 시즌이 끝난 뒤 "이재주가 없었다면 팀 공격력은 더욱 초라했을 것이다. 시즌 초반부터 이재주에게 모든 것을 맡겼더라면 더 좋은 결과가 있었을 수도 있다. 최희섭이 해줄 것으로 믿었는데 부상으로 활약을 못했다. 이점에 나에게는 아쉬운 대목이었다"고 말한 바 있다. 비단 최희섭 뿐만 아니다. 서재응에 대해서도 같은 원칙을 적용할 것으로 보인다. 서재응이 올해처럼 부진에 빠진다면 다른 선수들이 기회를 잡을 가능성이 높다. 서재응은 미야자키 스프링캠프에서 허벅지 부상을 일으켰고 시즌 도중 팔꿈치 부상으로 사실상 개점휴업했다. 하지만 서재응은 남해캠프에서 강훈을 거듭하고 있어 조범현 감독에게 많은 기대감을 갖게 하고 있다. 내년에는 올해 발목을 잡았던 부상만 없다면 충분히 10승을 해줄 것으로 믿고 있다. 아울러 최희섭도 체중감량과 함께 훈련에 열성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어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무한경쟁 원칙이 내년 시즌 서재응과 최희섭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 지 벌써부터 궁금해진다. sunny@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