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준명 건강칼럼] 사회생활을 하며 가장 힘든 것은 무엇일까? 두말없이 인간관계를 꼽을 것이다. 그렇다면 이 인간관계를 이어주는 끈끈한 중재자를 떠올리면 무엇일까? 바로 ‘술’이다. 직장에서 스트레스가 쌓여 한잔. 기분 좋아 한잔. 오랜만에 친구를 만나 한잔. 어쩔 수 없이 ‘회식’이라는 미명하에 받게 되는 독약 같은 ‘한잔’의 술. 그야말로 ‘한잔’의 연속이다. 물론 정말 ‘한잔’에서 끝나진 않지만... 사회생활을 처음 하는 사람들이 가장 힘든 것 또한 이 ‘한잔’이다. 특히, ‘술 냄새만 맡아도 취한다’는 사람들에게 직장 내 인간관계 때문에 마셔야 하는 ‘한잔’은 정말 사약과 같이 느껴진다. 하지만 이런 사람들 주변에는 꼭 ‘술은 마시면 마실수록 늘어나는 것이다’를 강조하는 선배들이 한 두명은 꼭 있다. 정말 그런 것일까? 정답은 ‘No'다. 술을 자주 마시게 되면 몸의 부담은 그 만큼 늘어나게 된다. 쉽게 생각해 보자. 연말 잦은 술자리가 이어지면 심한 두통과 속 쓰림, 불쾌감을 자주 느끼게 된다. ’제대로‘ 마시던, 적당히 마시던 음주 후에는 적당한 휴식, 최소 사흘 정도는 쉰 다음 술을 마셔야 한다. 그래야 몸도 다시 정상으로 돌아와 다음 경기(?)에 등판 할 수 있다. 그런데 과연 그렇게 하고 있는가? 거래처, 사무실, 동창회, 동호회, 계모임 등등 셀 수도 없을 만큼 많은 술자리를 가지다 보면 숙취에서 해방되는 것이 그 만큼 늦어지게 된다. 출근 후 두통과 속 쓰림에 고통 받다 점심 때 해장국으로 겨우 살아난다. 하지만 이것도 잠시다. 퇴근 후 곧바로 술자리로 직행해 후배들을 독려하며 ‘술은 마실수록 주량이 느는 것이다’를 강변하는 선배들. 전문의로서 그런 사람들에게 이런 말을 꼭 해주고 싶다. 그것은 주량이 느는 것이 아니라 간 건강을 악화시키는 유혹이다. 솔직히 나 또한 술을 좋아하는 애주가로 분류되고 있다. 하지만 최소한 과하게 술을 마신 후면 며칠은 내 몸을 생각해 스스로 금주령을 내린다. 그래야 그 다음 경기에도 등판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술을 계속 마시니 몸이 매우 나빠져 스스로 일주일에서 길게는 한 달 동안 금주를 하고 지내다 가끔 한잔 술을 하면 다음날 숙취의 고통에서 벗어나기 힘들다고 하는 환자들이 더러 있다. 특히 요즘과 같은 연말에는 더한다. 이것은 그 동안 술 때문에 간 건강의 악화가 누적되어 있어서 생기는 현상이다. 숙취는 간이 주인에게 보내는 이상 신호다. 간은 평소에도 몸에서 가장 중요한 장기로 수 많은 일을 감당하느라 매우 지쳐있는 상태다. 여기에 알코올까지 더해지면 간 건강은 매우 나빠지게 된다. 숙취는 간이 보내는 이상 신호임을 절대 잊어서는 안 된다. [글 : 서초구 해우소한의원 김준명 원장] [OSEN=생활경제팀]osenstar@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