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목표를 이룬 한 해였다". 이기는 경기, 뒤집을 가능성이 높은 경기. SK가 승전보를 울리는 경기의 허리에는 반드시 정우람(23)이 있었다. SK 승리 불펜진의 핵심 정우람은 지난 20일부터 인천 문학구장에 차려진 마무리 훈련장에서 내년 시즌을 위한 몸을 착실하게 만들어가고 있다. 25일 오전 10시부터 시작된 훈련을 마친 정우람은 올 시즌에 대해 '목표를 이룬 한 해'로 규정지었다. 정우람은 "시즌 전에 '적어도 맡은 보직에서는 최고가 돼 보자'고 스스로 각오를 다졌는데 타이틀까지 따내 보람이 있었다"며 "작년에는 2군으로 떨어지기도 했고 한국시리즈 엔트리에도 빠져 좀 우울했다. 하지만 올해는 올해 세운 목표를 이룬 한 해였다"고 만족스런 표정을 지었다. 올해 정우람은 SK 팀 한 시즌 최다 경기 등판 기록인 85경기(77⅔이닝)에 나왔다. 41경기에 등판하지 않았다. 하지만 불펜에서 대기한 경기까지 합하면 사실상 전 경기에 나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만큼 기록적인 면이나 내용면에서 성장을 있었다. 9승(2패)으로 김광현(16승) 김원형(12승) 채병룡(10승)에 이어 팀내 4번째로 많은 승수를 올렸고 2.09의 방어율은 팀내에서 20이닝 이상을 소화한 투수 중 가장 뛰어나다. 무엇보다 정우람은 리드하는 경기와 이길 가능성이 높은 경기에 투입됐다는 점이다. SK는 정우람이 등판한 85경기 중 59경기를 이겼다. 26경기를 패했지만 4점차가 나는 경기는 10경기에 불과했다. 그만큼 SK 코칭스태프가 이기고 싶은 의지가 곧 정우람으로 드러난 셈이다. 게다가 정우람이 블론을 기록한 것은 2차례에 불과했다. 그만큼 정우람은 SK의 철벽 믿을맨이었다. 내년이면 네 번째 풀시즌을 맞게 되는 정우람은 또 한 번의 도약을 위해 자신을 다그치고 있다. 정우람은 "투수는 시즌 내내 공을 똑같이 던질 수 있는 근력이 중요하다. 그러나 올해는 후반부로 갈수록 근력이 떨어지고 있다는 것이 느껴졌다"며 "계속 경기에 대기하다보니 피곤이 겹쳐 웨이트 트레이닝을 빼먹는 경우가 많아 그런 현상이 벌어졌다. 지금부터라도 어깨 근육은 물론 이두박근, 삼두박근을 더 단련시켜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털어놓았다. 또 "경기를 치를수록 직구 하나 가지고만 상대 타자를 제압할 수 없다는 걸 깨닫게 됐다"며 "구속도 조금 더 늘이고 구질도 더 개발해야 할 필요성을 느꼈다"고 강조했다. 이런 정우람의 각오는 결국 자신의 지향 목표와 맞닿아 있다. 정우람은 "지금은 불펜 투수로 수업을 쌓고 있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언젠가는 팀의 마무리 투수로 자리잡고 싶다"며 "특히 평균 140대 초반의 구속으로는 한 팀의 마무리의 꿈을 이루기 어렵다는 것을 잘 안다. 또 직구만 가지고는 안된다는 것도 아는 만큼 구종도 더 다양하게 준비하는 등 최종 목표를 이루기 위해 정진하겠다"고 강조했다. 2004년 경남상고 졸업 후 계약금 8500만 원에 SK 유니폼을 입은 정우람은 루키시절 고작 2경기에 나온 것이 다였다. 그러나 2005년 59경기에 출장한 뒤 2006년 82경기, 작년 45경기에 나오며 SK 핵심 불펜으로 자리잡았다. 올해까지 벌써 통산 72홀드(15승 7패 6세이브)를 따냈다. 역대 5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이를 바탕으로 2000만 원의 연봉에서 꾸준히 상승, 올해 8000만 원을 받은 정우람이 내년에는 억대 연봉을 돌파할지도 관심거리다. letmeout@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