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월화드라마 ‘타짜’(설준석 극본, 강신효 연출) 속의 도박판은 결국 우리네 삶의 축소판과도 같았다. 한 순간의 일확천금을 노리는 타짜들의 모습을 도박판 안에 여실히 담아내며 인간의 욕망은 끝이 없음을 말해줬다. 고니(장혁 분)를 비롯한 영민(김민준 분), 아귀(김갑수 분), 짝귀(조상구 분), 평경장(임현식 분), 정마담(강성연 분) 난숙(한예슬 분) 등은 서로 다른 이유로 ‘도박’을 시작했지만 모두 같은 ‘도박’이라는 운명 아래에 결코 자유롭지 못했다. 빠져들면 들수록 복수는 또 다른 복수를 낳았다. 끝내 영민(김민준 분)과 아귀(김갑수 분)의 죽음으로 길고도 길었던 복수의 마침표를 찍어야만 했다. 고니(장혁 분)는 도박에서 손을 떼고 생선장수로 열심히 생을 살지만 반대로 나머지 타짜 들은 여전히 도박판을 뜨지 못하는 장면은 인간의 욕망은 끝이 없음을 보여줬다. 이는 고니의 ‘나는 그 짜릿한 즐거움을 이제 그만 멈추겠다. 그러나 사람들은 여전히 도박을 하지 않을까’는 마지막 대사를 통해서도 가늠할 수 있는 부분이다. 지난 9월 16일 첫 방송된 ‘타짜’는 앞서 조승우 주연의 영화로도 제작, 관객 684만명을 동원하며 큰 화제를 모았던 만큼 시작부터 부담감을 안고 출발해야만 했다. 더욱이 방송 시작 전부터 정마담 역의 캐스팅 번복과 메인 포스터의 할리우드 영화 포스터 표절 논란으로 발걸음은 무거웠다. 방송을 시작한 후에는 수위가 높은 폭력과 도박 장면 등으로 방통위의 심의안건 상정 요구를 받기도 했다. 여기에 경쟁작인 MBC ‘에덴의 동쪽’이 20%를 넘는 시청률을 보이고 있던 터라 후발주자로서 더욱 부담감이 클 수밖에 없었다. 원작의 딜레마를 극복하지 못하던 ‘타짜’는 시간이 지나면서 나름의 고정 시청자층을 확보해 동시간대 시청률 2위 자리를 유지했다. ‘타짜’ 제작진은 지난 드라마 제작발표회에서 “드라마 ‘타짜’는 영화의 화려한 기술 부각보다는 타짜들의 남모르는 애환을 다뤄보겠다”고 연출의도를 밝힌 바 있다. 도박의 세계와 그것을 움직였던 인간의 욕망을 버무렸던 ‘타짜’는 제작진의 말처럼 승부를 떠나 도박 자체가 삶의 목표가 되버린 타짜들의 애환을 담아내며 2개월간의 마침표를 찍었다. ‘밤새워 노름을 하고 밖에 나와 햇살을 맞으면 돈을 잃었건 땄건 허하긴 마찬가지지’라는 극중 짝귀의 대사는 그래서 의미심장하다. yu@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