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재석-강호동, PD들의 로망이자 절망인 이유
OSEN 기자
발행 2008.11.26 17: 01

시청률 보증수표이지만 콘텐츠 경쟁력보다 MC 경쟁력에 치우쳐 시청률 상위 톱20위권 안에 드는 예능 프로그램 6개 중 공개 코미디 프로그램인 KBS 2TV ‘개그콘서트’를 제외한 5개를 모두 유재석과 강호동이 진행하고 있다. 예능 프로그램 1,2,4위인 ‘일요일이 좋다 1부-패밀 리가 떴다’(이하 패떴), ‘무한도전’, ‘해피투게더’의 진행을 유재석이 맡고 있으며 5,6위인 ‘황금어장’ ‘해피선데이’ 진행자는 강호동이다. ‘개그콘서트’는 3위에 해당한다.(TNS 미디어코리아 기준) 이처럼 예능계가 유재석과 강호동 천하가 되면서 예능 PD들에게 이들은 ‘로망’이지만 ‘절망’이기도 하다. 이들과 함께 일하는 게 원이지만 경쟁 프로그램에서 만나게 되면 넘지 못할 산이기 때문이다. ‘해피선데이-1박 2일’ 연출을 맡고 있는 나영석 PD는 “과거 맡았던 프로그램이 모두 유재석, 강호동과 경쟁했다. 당시에는 ‘어떻게 하면 이 사람들을 이길 수 있을까?’ 늘 고민했지만 방법은 의외로 쉬웠다. 이들과 함께 일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나영석 PD는 강호동과 ‘1박 2일’을 함께 하고 있으며 코너 평균 시청률이 20%를 넘었다. 예능 MC들은 각자 자기 색깔에 맞는 프로그램이 있다. 하지만 유재석과 강호동은 모든 프로그램에서 두각을 나타낸다. 강호동은 ‘1박 2일’과 같은 리얼 버라이어티에서 카리스마를 보이는가 하면 ‘스타킹’ 같은 일반인 출연 프로그램, ‘야심만만’ ‘황금어장-무릎팍 도사’ 같은 토크쇼에서도 활약한다. 유재석 역시 ‘무한도전’ ‘패밀리가 떴다’ 같은 리얼리티 프로그램과 ‘해피투게더’ ‘놀러와’ 등의 토크쇼도 이끌고 있다. 때문에 예능 PD들은 이들과 함께 일하면 ‘성공’하리라는 확신을 갖는다. 유재석, 강호동이 ‘절망’인 이유는 이들과 경쟁해야 하는 부담감도 있지만 역으로 말하면 프로그램의 포맷이나 아이디어와 상관없이 ‘사람’으로 승패가 결정된다는 인식 때문이다. 많은 예능 PD들이 ‘우리 결혼했어요’(이하 우결)를 기발하고 재미있는 예능 프로그램을 꼽는다. KBS 한 예능 PD는 “ ‘우결’을 높이 평가해야 하는 이유는 유재석이나 강호동 없이도 이만큼의 성공을 거두었다는 데 있다. ‘우결’ 콘텐츠 자제가 가진 경쟁력이 크다는 걸 의미한다. 최근 예능 프로그램 추이를 볼 때 쉽지 않은 일이다”고 평했다. 유재석과 강호동의 의존도가 높아질수록 예능 프로그램, 콘텐츠 자체가 갖는 경쟁력이 약화되는 것이다. 한 예능 PD는 “아무리 잘 만든 콘텐츠도 결국 유재석 강호동 아니면 성공하기 힘든 것인가?”라는 자괴감에 빠진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유재석과 강호동은 모든 예능 PD가 함께 일하고 싶은 MC이긴 하지만 ‘진정으로 넘어야 할 장애물’이기도 하다. miru@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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