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와 배우, 예능인의 경계가 사라진다
OSEN 기자
발행 2008.11.27 07: 37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하는 예능인들의 경계가 사라지고 있다. 현재 MBC ‘무한도전’을 제외하고 거의 모든 예능 프로그램의 출연진들을 살펴보면 처음부터 ‘예능인’이었던 사람은 손가락을 꼽을 정도다. 먼저 시청률 고공비행중인 SBS TV ‘일요일이 좋다-패밀리가 떴다’를 보면 유재석을 제외한 나머지 출연진, 이효리를 비롯한 김수로, 이천희, 박예진, 윤종신, 대성, 김종국 등은 모두가 연기자이자 가수다. KBS2 TV ‘해피 선데이-1박 2일’또한 이승기, 은지원, MC몽, 김C 등 대부분이 가수들이다. MBC TV ‘우리 결혼했어요’ 또한 마찬가지다. 정형돈을 제외하고 환희, 화요비, 서인영, 크라운제이, 황보, 김현중 등 나머지 출연진 모두가 가수 출신이다. 이 같이 기존 예능인 출신이 아닌 다양한 본업을 가진 새로운 얼굴들이 예능에 비춰지는 것은 프로그램을 위한 선택일 수밖에 없다는 것이 제작진의 입장이다. 급변하는 시청자들의 눈높이에 맞춰 신선한 웃음을 주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봐도 무관하지 않다. 가수들로서도 설 자리를 잃은 가요계의 돌파구로 예능을 선택할 수밖에 없다는 현실도 한몫한다. 특히 리얼 버라이어티 물이 범람하고, 집단 MC체제가 대부분 예능의 포맷이 되면서 이 같은 예능 프로그램은 형식 자체보다는 프로그램 출연진에 의해 좌지우지 되는 경우가 없지 않다. 지금 이 순간에도 연기자나 가수 등 새로운 예능인을 잡기 위한 제작진의 노력은 계속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고, 소위 말해 잘나가는 인기 예능 프로그램에는 섭외 요청이 오기 전에도 연기자나 가수가 먼저 출연 요청을 해오는 경우도 수두룩하다. ‘패떴’의 장혁재 PD는 “인기가 있다고 어느 지점에서 프로그램이 안주하는 것이 아니라 항상 변화를 꾀하려고 하고 있다. 새로운 인물이 투입되면서 기존 출연진들 사이의 설정되어 있는 관계 또한 다각도로 변화가 가능하다”며 “지금 이 순간에도 새로운 게스트를 출연시키기 위해 늘 고심에 고심을 거듭한다”고 연출의 변을 전한 바 있다. 이 같은 가수들의 예능 출연에 대해 예능 프로그램 제작진들은 긍정적으로 내다봤다. ‘야심만만-예능선수촌’의 최영인 PD는 “가수들이 방송 3사 음악프로그램 무대를 제외하고 설 수 있는 무대가 손에 꼽는다. 가수들의 예능출연은 서로가 윈윈할 수 있다는 점에서 나쁘게 생각하지 않는다”며 “설사 노래나 작품을 홍보하기 위해 여러 예능 프로그램에 겹치기 출연을 한다고 하더라도 중요한 것은 각 예능 프로그램마다 기존의 이미지를 탈피해 어떤 새로운 이미지를 선보일 수 있느냐에 따라 달린 것”이라고 말했다. 반대로 위험 부담도 없지는 않다. 예능에 처음 도전하는 가수나 연기자의 경우에는 신선하다는 면에는 어필할 수 있지만 검증의 과정이 없기 때문에 제작진으로서는 위험부담을 감수해야할 필요성이 있다. ‘패떴’ 제작진도 프로그램 시작 전에는 연기자인 이천희나 박예진이 이처럼 인기 있으리 라고는 예측하지 못했다. 하지만 지금은 ‘엉성’ 천희, ‘예진 아씨’ 등 자신들만의 독특한 캐릭터를 구축하며 ‘패떴’의 중심 웃음 코드로 자리하고 있다. 이처럼 가수들과 연기자, 예능인의 경계가 사라지고 있는 것이 요즘 예능가의 풍경이다. yu@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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