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3사 개그 프로, 편성에 울고 웃다
OSEN 기자
발행 2008.11.27 07: 41

방송 3사가 가을 개편 이후 공개 개그프로그램의 방송 시간대를 일제히 조정한 가운데 편성에 따른 시청률 변화에 희비가 엇갈리고 있어 눈길을 끈다. 제일 먼저 지난 달 31일부터 금요일 오후 8시 55분에서 9시 55분으로 방송 시간을 한 시간 늦춘 SBS TV ‘웃음을 찾는 사람들’(이하 웃찾사)은 시간 변경 이후 시청률이 올랐다. 시청률 조사회사 AGB닐슨 미디어 리서치에 따르면 방송 시간이 변경되기 전 7.6%(10월 10일), 6.6%(10월 17일)의 시청률을 보이던 ‘웃찾사’는 변경 후 9.1%(10월 31일), 8.9%(11월 7일), 7.9%(11월 21일)로 종전보다 소폭 상승한 시청률을 기록했다. 이는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고 있는 KBS 1TV 뉴스와의 전면전을 피한 편성 전략에서 긍정적인 효과를 보고 있음을 알 수 있다. 3사 개그 프로그램 중 가장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고 있는 KBS 2TV ‘개그콘서트’(이하 개콘)의 경우 일요일 밤 10시 5분에서 9시 5분으로 1시간을 당겨 편성해 시청률의 상승 효과를 봤다. ‘개콘’은 편성 후 첫 방송일인 지난 23일 15.9%의 시청률로 지난 16일 15.4%에 비해 0.5% 포인트 상승한 수치를 기록했다. 아직 상승폭의 정도는 미미한 수준이지만 방송 관계자들은 지난 3월 밤 10시대로 시간을 옮긴 후 고전을 면치 못하던 ‘개콘’의 변화에 기대를 걸고 있다. 한 관계자는 “KBS 공채 개그맨들이 주축을 이루고 있는 ‘개콘’이 일요일 밤 9시로 돌아오면서 예전의 전성기를 회복할 것이라 예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편성 후 시청률이 오른 ‘웃찾사’와 ‘개콘’과는 달리 편성으로 인해 울상을 짓는 프로그램도 있다. 바로 MBC TV ‘개그야’. 과거 금요일 밤 10시 50분에 방송되던 ‘개그야’는 지난 22일부터 토요일 밤 11시 55분으로 시간대를 옮기면서 또 다시 딜레마에 빠졌다. 그 동안 잦은 편성 변경과 특별 방송 등으로 결방되며 설 자리를 잃어가던 ‘개그야’는 결국 12시 심야로 밀려나면서 위기에 봉착했다. 시청률 역시 지난 14일 기록한 6.7% 보다 더 낮은 5.9%를 기록하며 개그 프로그램 중 최하위의 성적을 보였다. 한 방송 관계자는 “개그 프로그램은 평소 삶에 지친 시청자들에게 신선한 웃음과 희망을 선사하는 것이 목적인데 방송 시간 자체를 시청자의 관심에서 먼 심야 시간대로 편성하다 보니 자연스레 시청률도 떨어질 수 밖에 없는 것 같다. 프로그램을 준비하는 개그맨들 역시 방송 시간에 대한 아쉬움이 큰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반면 다른 방송 관계자는 “물론 방송 시간의 편성이 프로그램의 성공 여부와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 전에 개그 프로그램의 특징인 참신한 아이디어와 시대 풍자, 스토리 개그 등이 선행되어야 한다. 시청자들의 외면을 받는 이유를 방송 편성적인 부분에서만 찾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말했다. 결국 편성의 주사위는 던져졌다. 각각 시간대를 옮기며 새로운 코너와 캐릭터를 선보인 방송 3사의 개그 프로그램이 각자의 위치에서 앞으로 어떠한 변화를 보여줄 수 있을 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ricky337@osen.co.kr SBS '웃찾사', KBS '개그콘서트', MBC '개그야'.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