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마침 '홍성흔 부활'에 관한 질문이었는데…" 프리에이전트(FA) 홍성흔(31)이 롯데와 계약했다는 소식은 원 소속구단 두산 베어스에 엄청난 충격을 가져왔다. 프런트들은 침묵 속에 굳은 표정을 보였고 김경문 감독 또한 기대가 컸기에 충격 또한 큰 기색이었다. 두산에 홍성흔 계약 소식이 알려진 것은 오후 5시 경이었다. 1군 주전 선수 및 코칭스태프가 거의 다 집으로 돌아간 상황서 잠실구장 내 라커룸 및 사무실에 남아있던 사람들은 내야수 허경민(18. 광주일고 졸업 예정) 등 신인과 구단 직원 뿐이었다. "(홍)성흔이 형 계약했다"라는 한 마디에 실내 훈련장으로부터 뿜어져 나온 열기는 금새 식어버렸다. 박보현 1군 매니저, 김승호 운영 홍보팀장 등은 굳은 표정으로 말을 아꼈다. 김 감독은 당시 한 스포츠 채널의 프로야구 결산 인터뷰 중이었기에 홍성흔 이적 소식은 인터뷰가 끝난 후에야 접할 수 있었다. 김 감독의 인터뷰를 참관했던 한 구단 관계자는 "소식이 나왔을 때 공교롭게도 31번째 질문이 '올시즌 홍성흔이 부활한 데 대한 질문'이었다. 중간에 인터뷰를 방해할 수 없어 침묵을 지켰는데 김 감독께서 '점차 제 기량을 찾고 있다. 다음 시즌 더 좋은 모습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된다. 팀에서 꼭 잔류시켜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다'라고 답하셨다"라고 아쉬움을 비췄다. 시즌 개막 전 포수 포지션에 대한 입장 충돌로 인해 마찰을 빚었으나 사제 지간은 돈독했다. 홍성흔 또한 시즌을 치르면서 "감독님 지시에 충실히 따르며 팀 성적 상승을 위해 더욱 노력할 것"이라며 김 감독에 대한 믿음을 보여주었기에 이적 소식은 김 감독에게도 충격파가 컸다. 김 감독은 "지금은 무어라 이야기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28일 코칭스태프를 소집한 뒤 빠르게 대안을 찾을 계획이다"라고 밝혔다. 전날 두산 예비군 동대 소속으로 예비군 훈련에 참석했던 홍성흔이었기에 하루 만에 들려온 이적 소식은 더욱 충격으로 다가왔다. 전날 "다시 우리와 협상 자리를 갖게 되더라도 금액을 깎지 않을 계획"이라며 홍성흔 잔류를 희망했던 두산. 그러나 그들은 롯데의 발빠른 행보와 더 나은 시장 가치를 받고 싶어했던 홍성흔의 발걸음을 지켜봐야만 했다. 더욱이 27일은 좌완 이혜천(29)의 야쿠르트 입단식이 열렸던 날이라 두산 팬들의 공허함은 더욱 크게 다가왔다. 베이징 올림픽 휴식기서도 훈련에 매진하던 홍성흔은 당시 FA에 관련한 질문에 "솔직히 시즌 후 시장 가치를 알아보고 싶은 욕심은 있다. 그러나 지금은 팀 성적을 올려놓는 것이 급선무"라며 눈빛을 반짝였다. 9시즌 동안 두산을 위해 땀 흘린 홍성흔이 펼친 날개짓은 두산에 엄청난 바람을 몰고 갔다. farinelli@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