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것은 성적으로 대신하겠다". LG로 간 프리에이전트(FA) 이진영의 보상선수로 전격 SK 유니폼을 입은 좌완 투수 이승호(32)는 최근 새로운 투구폼을 체득하느라 정신이 없다. 이승호는 이적 통보를 받은 지난 23일 곧바로 SK의 마무리 훈련지인 일본 고지현에 도착, 24일부터 본격적인 훈련을 시작했다. LG에서 일찍 마무리 훈련을 시작한 것도 있지만 스스로도 내년을 마지막이라는 각오로 던지겠다고 마음을 다잡은 이승호는 이미 2200~2300개 이상의 피칭으로 몸을 다듬은 상태였다. 이에 이승호는 김 감독 앞에서 피칭을 해보였고 이를 말 없이 지켜보던 김 감독은 투구폼에 변화를 주기로 결정했다. 하체를 완전히 이용하지 못하고 던져 다소 끊어지는 느낌을 받았기 때문이다. 수정을 그친 이승호의 투구폼은 김 감독으로부터 "전체적으로 부드럽게 바뀌었다. 전 투구 때 느낌보다 힘이 들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27일 이승호 스스로도 "끊어져 보였던 부자연스런 투구폼이 이제는 많이 부드러워진 느낌이다. 힘은 덜 들지만 하체에는 더 힘이 실린다는 느낌이 든다"고 만족스런 표정을 지었다. 그러나 어떤 변화를 어떻게 준 것인지에 대해서는 김 감독도 이승호도 "말로 하기가 곤란하다. 직접 봐야 한다"고 설명, 궁금증을 자아냈다. 이는 전체적으로 수정은 했지만 이승호의 몸에 완전히 익을 때까지는 어느 정도 시간이 걸린다는 뜻으로 풀이되기도 한다. 오는 30일 선수단이 귀국하지만 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가 정한 비활동 기간(12월 1일부터 1월 31일까지)을 준수해야 한다는 점에서 당분간 이승호의 새 투구폼은 눈으로 확인하기 힘들 전망이다. 이에 이승호는 "그동안 부상 때문에 마무리 훈련에 참가하지 못했는데 올해는 다르다"며 "내년 시즌을 지켜봐 달라. 쉽지는 않겠지만 죽을 힘을 다해 던져 성적으로 보답하겠다"는 각오를 다졌다. 또 이승호는 내년 반대편에서 만날 LG팬들과 가깝게 바뀐 SK팬들에 대한 인사도 일단은 미뤘다. "생각은 많이 해봤지만 직접 전달하는 것과 많은 차이가 있을 것"이라는 이유 때문이다. 새로운 유니폼과 투구폼으로 찾아올 이승호에 김 감독은 이미 "선발 후보"라고 선언했다. 그런 만큼 내년 시즌 이승호의 모습이 더욱 기대를 모으고 있다. 한편 김 감독은 "이번 마무리 훈련을 통해 젊은 선수들의 기량이 많이 올라왔다"고 평가했다. 무엇보다 마운드가 더욱 탄탄해질 전망이다. 김 감독은 "전병두가 더 좋아졌다. 제춘모도 어느 정도 기량이 올라온 것 같다. 내년에 유용하게 쓸 수 있을 것 같다"며 의미심장한 웃음을 지었다. 더불어 신인투수들에 대해서도 "조금만 더 가르치면 내년 시즌에 당장 가용할 수 있는 애들도 보인다"고 흡족한 표정이다. letmeout@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