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 정성훈' 황재균 "국가대표 3루수가 목표"
OSEN 기자
발행 2008.11.30 07: 55

"올해는 기억하기 싫은 한 해였다". 프리에이전트(FA)로 LG로 간 정성훈 대신 3루 최적임자로 떠오른 히어로즈 황재균(21)에게 있어 2008년은 그야말로 떠올리기 싫은 한 해였다. 지난 3월 30일 두산과의 잠실 개막전 엔트리에 이름을 올린 황재균은 당당히 히어로즈 주전 유격수로 나섰다. 타율도 3할대로 시작해 5월 초반까지 승승장구, 완전하게 자리를 잡는 듯 했다. 그러나 5월 타율이 2할1푼1리로 주진하며 시즌 타율이 급격히 하락했다. 이후 칭찬받던 수비마저 결정적인 실책이 잦아졌다. 그러자 히어로즈 코칭스태프는 6월 18일부터 황재균 대신 강정호를 유격수로 기용하기 시작했다. 3루수로 옮겨 출장해야 했지만 정성훈이라는 거물 3루수 때문에 꾸준히 나오던 타석도 대타로 돌아서야 했다. 첫 풀타임 시즌이었다. 하지만 여름이 지나면서 급격하게 체력이 떨어지는 것을 느껴야 했다. 결국 이를 극복하지 못한 채 2할3푼9리의 타율로 시즌을 마쳐야 했다. 황재균은 "당시에는 정말 화가 났다. 내가 못해서 그랬지만 포지션도 없어지고 주전자리도 빼앗기고 정말 떠올리기 싫은 한 해였다"고 2008시즌을 돌아봤다. 낙담만 하지 않았다. 황재균은 "작년에는 성훈이형이 있었다. 내년에는 반드시 3루 자리를 차지하고 싶다"면서 "제주도 마무리 훈련에서 수비가 부족하다는 지적을 많이 받았다. 스프링캠프를 통해 올해 실책이 많았던 부분을 많이 보완할 생각"이라고 다짐했다. 황재균은 풋워크와 글러브 동작이 다소 덜 유연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유격수 자리를 놓친 이유다. 강한 어깨와 과감한 슬라이딩은 황재균이 3루수감이라는 평가를 받게 만들었다. 실제로 선배 정성훈으로부터도 3루 재목감이라 평을 듣기도 했다. 후반기 떨어진 타격감에 대한 미련도 크다. 황재균은 "제주도에서 매일 1000 스윙 이상을 했더니 손바닥이 뒤집어진 상태"라면서 "첫 번째 목표인 주전자리를 확보하는 것과 궁극적인 목표인 국가대표 3루수는 결국 수비와 함께 타격이 뒷받침돼야 한다. 되도록 많이 타격 연습을 할 것"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항상 긴장의 끈을 놓지 않아야 하는 이유도 생겼다. 라이벌 김민우(29) 때문이다. 김시진 감독은 공개적으로 황재균과 김민우를 경쟁시키겠다고 선언했다. 김민우는 매년 관심을 모으면서도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한 만년 유망주다. 2002년 입단했지만 통산 74경기 141타석에 들어선 것이 전부다. 그러나 황재균은 "민우형과 주전경쟁을 펼쳐야 한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며 "민우형과 비교해서 도대체 내가 월등한 게 없다"고 자책, 스스로를 다그쳤다. 경쟁자와의 월등한 비교우위를 위해 황재균은 올 겨울 하루도 쉬지 않을 작정이다. 황재균은 12월부터 모교인 경기고에서 개인훈련을 시작할 작정이다. 또 역삼동 헬스클럽에 개인 트레이너까지 두고 몸만들기에 나선다. 황재균은 "제법 투자를 했다"면서 "미국 브래든턴으로 가기 전까지 열심히 몸을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경쟁에서 살아남아 내년 시즌 정성훈의 빈자리를 메울 지 22살이 될 황재균의 겨울나기가 더욱 기대를 모으는 이유다. letmeout@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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