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장 문경은(37)이 드디어 터졌다. SK는 지난 29일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2008~2009 프로농구 대구 오리온스와 경기서 82-77로 승리했다. 이날 승리로 SK는 지긋지긋한 4연패 탈출에 성공하며 분위기 반전의 기회를 만들었다. 이창수(39, 모비스) 다음으로 고령 선수인 문경은은 그동안 팀의 패배를 지켜볼 수 밖에 없었다. 최근 열린 5경기서 문경은은 19일 KT&G와 경기서 10득점을 한 것을 제외하고는 특별한 활약을 기록하지 못했다. 특히 KCC와 경기서는 무득점을 기록하며 큰 형으로서 체면을 구겼다. 하지만 오리온스와 경기서는 팀이 필요할 때 한 방을 날려줬다. 3점슛 3개 포함 15득점을 기록한 문경은은 20점차까지 뒤져 패색이 짙었던 이날 경기서 SK가 후반 대추격을 벌이던 4쿼터 6분11초경 72-70으로 역전을 이루는 3점포를 림에 작렬했다. 이후 문경은은 수비 리바운드에도 적극 가담하며 활기찬 플레이를 통해 팀 승리에 일등공신이 됐다. 가벼운 농담을 통해 선수단의 긴장을 풀어주는 역할을 하던 문경은은 이날 경기가 끝난 후에도 진지한 모습이었다. 팀이 승리를 했지만 아직도 갈 길이 멀기 때문. 문경은은 경기 후 인터뷰서 "팀 최고참으로 제대로 역할을 하지 못해 어려움이 많았다"면서 "(김)태술이가 복귀한 뒤 수 차례 승리를 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었지만 내가 살리지 못했다"면서 답답했던 마음을 토로했다. 이어 문경은은 "그동안 패배의식에 젖어 선수들의 플레이가 살아나지 못했다"면서 "하지만 오늘 좋은 경험을 했기 때문에 더욱 앞으로 기대가 크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날 승리로 SK는 올 시즌 3승째를 거두었다. 시즌 전 예상과는 다르게 부진의 늪에서 쉽게 빠져 나오지 못하고 있는 상황. 하지만 김태술의 복귀과 문경은의 부활이 시즌을 새롭게 시작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게 됐다. SK는 30일 LG와 경기를 갖는다. 과연 '노장' 문경은이 팀을 연승으로 이끌 수 있게 될지 주목된다. 10bird@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