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인 내세운 시사프로, 약일까 독일까
OSEN 기자
발행 2008.11.30 15: 09

사회적 사건 사고의 중심에 있는 연예인을 전면에 내세운 시사 프로그램이 늘고 있다. 시사 프로그램에서 연예인들의 사례를 다루면서 쉽게 대중들의 관심을 끌고 분위기를 환기시킬 수 있지만 냉정하게 문제를 되짚어보기 보다는 감정적인 접근을 유도하기 쉽기 때문에 문제의 본질을 잊기 쉽다. MBC ‘뉴스후’는 최근 연예인 관련 사건을 다루면서 인기 시사 프로그램으로 발돋움했다. 하지만 ‘연예인’만 화제가 되고 논란의 원인은 정작 주목 받지 못하고 있다. 29일 방송에서는 ‘손 묶인 구당, 왜?’라는 제목으로 구당 김남수 씨의 자격정지를 둘러싼 의료계 논란을 다뤘다. 침사 자격증은 있지만 뜸을 뜰 수 있는 구사 자격증이 없는 김남수 씨는 의료법 위반으로 자격 정지 처분을 받았지만 영화배우 장진영을 항암치료 하고 있다. ‘뉴스 후’는 장진영과 전화 통화로 이 같은 사실을 알렸으며 과거 김남수 씨의 치료를 받았던 조정래 작가, 박태환 선수와 인터뷰를 가졌다. 하지만 장진영과의 인터뷰 내용이 화제가 되면서 김남수 씨를 둘러싼 논란이 가렸다. 제작진은 김남수 씨를 둘러싼 상반된 의견을 모두 담았지만 그에게 침뜸술을 받고 있는 장진영이 “정말 효과가 있다. 좋아지고 있다”라고 말하면서 이미 중립적인 시각을 잃고 말았다. 적어도 이를 받아들이는 시청자들이라면 호의적인 반응을 가지고 있던 장진영의 말에 귀를 기울일 수 밖에 없고 감정적으로 문제를 받아들이기 쉽다. 엄밀히 말하면 김남수 씨의 장진영 치료는 불법이며 이를 봉사 활동이라고 해도 유명인만 상대로 하는 것은 모순일 수 밖에 없다. 이런 점을 곱씹어보지 않은채 연예인의 개입으로 ‘뉴스후’의 보도 내용이 편파적으로 비쳐지기 쉽다. 뿐만 아니라 故 최진실-조성민과 관련된 친권 문제를 다룬 프로그램도 마찬가지다. ‘친권 자동 부활’과 관련한 법조항을 다룬 ‘뉴스후’ ‘100분 토론’ 등은 사실상 냉정한 시각으로 보기 힘들다. 시청자들은 고인의 뜻에 반하는 것이 감정적으로 쉽지 않고 친권 문제의 대표적 사례로 조성민-최진실 사건을 들기에는 표면적인 정황만 살필 수 없기 때문에 문제가 될 수 있다. 시사 프로그램에서 연예인을 전면에 내세운다면 단번에 대중의 관심을 끌고 문제를 다시 한번 진지하게 접근하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냉정하고 차분하게 바라볼 필요가 있는 시사 프로그램이 감정적으로 변할 수 있다는 점에서 진지하게 고려해 볼 문제다. miru@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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