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상 악몽은 없었다. 오히려 승리에 굶주렸던 정조국에게 부상은 딛고 넘어서야 할 산이었을 따름이다. 정조국은 30일 오후 서울 상암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울산과의 삼성 하우젠 K리그 2008 플레이오프에서 기선을 제압하는 선제골을 터트리며 서울의 승리를 견인했다. 지난 27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가진 미디어데이 기자회견에서 세뇰 귀네슈 감독이 정조국의 부상을 우려해 선발을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던 것과는 전혀 다른 모습이었다. 귀네슈 감독은 "정조국의 부상은 12월 4일에나 완치된다"고 말했지만 정조국은 이날 부상 보호를 위한 안면 보호대도 착용하지 않은 채 펄펄 나는 모습으로 자신의 기량을 과시했다. 이날 정조국의 활약 중 백미는 단연 전반 26분 터진 선제골. 부상에서 막 복귀했음에도 불구하고 수 차례 공중 볼 찬스에서 울산의 수비수와 경합을 마다하지 않았던 정조국은 역습 상황에서 자신에게 완벽한 찬스가 돌아오자마자 오른발로 울산의 골문을 갈랐다. 이외에도 정조국은 데얀과 함께 울산 수비의 좌우를 흔들며 김치우와 기성용이 침투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드는 데 주력하며 서울 공격의 핵다운 모습을 보였다. 비록 후반 22분 체력 안배 및 전술적 선택에 따라 김승용과 교체되긴 했지만 정조국이 부상에 무릎 꿇지 않았다는 사실을 확인하는 데에는 충분했다. 신문선 명지대 교수는 "부상에서 돌아온 선수라고 믿겨지지 않는다. 보통 선수들이라면 15m나 달려가 상대의 공을 빼앗으려 하지 않는다. 정조국의 투혼이 승부를 결정지었다"며 "상대 문전을 흔드는 정조국의 움직임에 단단하던 울산 수비가 무너졌다"고 평가했다. stylelomo@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