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금 같은 염기훈의 동점골. 그러나 울산이 패하면서 빛이 바랜 골이기도 했다. 전북과 준플레이오프서 결승골을 넣었던 염기훈은 30일 오후 서울 상암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서울과의 삼성 하우젠 K리그 2008 플레이오프에서 0-1로 뒤지던 후반 34분 천금 같은 동점골을 터트리며 역전승의 희망을 살렸다. 지난 2007년 김정남 감독이 왜 부상 중이던 염기훈을 영입하기 위해 정경호라는 거물을 내줬는지 이해할 수 있는 대목이었다. 이진호, 알미르와 함께 삼각 편대를 이루며 울산의 공격을 책임진 염기훈의 활약이 처음부터 활발한 것은 아니었다. 빠른 스피드로 활용한 공간 침투를 선호하는 염기훈은 전반 서울의 촘촘한 미드필드진 운영에 돌파구를 찾지 못하며 고전했다. 자신의 장기인 프리킥으로 서울의 골문을 노렸지만 정확성에서 아쉬움이 많았다. 그러나 후반 시작과 함께 루이지뉴가 투입되면서 염기훈의 움직임이 변했다. 부상으로 웨이트 트레이닝에 주력하면서 잃은 스피드보다는 더욱 정확해진 결정력에 승부수를 던진 염기훈은 후반 34분 기다리던 동점골을 터트리며 미소를 지었다. 아쉬움도 있었다. 울산은 잦은 경기로 인한 체력 손실을 이기지 못한 채 연장에서 3골을 내주며 패배를 받아들여야 했기 때문이다. 만약 염기훈이 동점골 이후 수 차례 잡은 찬스에도 불구하고 승부를 결정짓지 못한 것은 염기훈에게 새로운 숙제로 남을 전망이다. 그러나 염기훈이 부상에서 완연히 부활했다는 점에서 울산은 다음 시즌에 대한 희망을 살리게 된 것도 분명하다. stylelomo@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