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을 끝으로 울산 현대와 계약이 만료되는 재간둥이 이상호가 잔류 의지와 함께 이적도 고려하겠다는 뜻도 내비쳤다. 김정남 감독에게 이상호는 특별한 존재다. 탄탄한 수비와 상대의 빈 틈을 노리는 역습으로 효율적인 축구를 추구하는 울산에서 그 역습을 만들어낼 수 있는 대표적인 선수가 바로 이상호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상호의 역할이 너무 특별했기에 그 자신이 포기해야 하는 것들도 너무 많았다. 특히 공격적인 역할을 원하는 이상호의 바람과는 달리 수비에 치중하면서 다른 선수들의 공격을 지원해야 한다는 사실이 그의 발목을 잡아왔다. 이상호는 "난 수비보다 공격 성향이 강한 선수다. 감독님의 주문에 따라 수비에 치중해야 하는 상황이 아쉬운 것은 사실이다"고 말했다. 김정남 감독과 이상호의 생각의 차이는 30일 서울 상암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서울과의 삼성 하우젠 K리그 2008 플레이오프에서 드러났다. 이상호는 짧은 패스에 익숙한 선수이지만 김정남 감독은 그에게 전방의 공격수에게 한 번에 연결되는 긴 패스를 요구한 것. 이상호는 "내 장기를 살리지 못하는 것이 아쉽다"고 말했다. 그래서일까. 올 시즌을 끝으로 울산 현대와의 3년 계약이 만료되는 이상호는 "내년에는 FA가 된다. 울산에서 큰 선수이기에 남고 싶다는 생각이 크다. 그러나 다른 팀이 좋은 조건을 제안하면 이적도 생각하고 싶다"고 말했다. 올 시즌 AFC 챔피언스리그 티켓 확보라는 소정의 목표를 달성한 울산으로서는 이상호의 잔류라는 또 다른 목표로 바쁜 겨울을 보내게 된 셈이다. stylelomo@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