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 저녁, 지상파 TV 3사의 간판 예능 프로그램 경쟁이 치열하다. KBS '해피선데이 - 1박2일'이 독주 체제를 굳히는가 했더니 MBC '일요일 일요일 밤에 - 우리 결혼했어오'와 SBS '일요일이 좋다 - 패밀리가 떴다'의 추격으로 춘추전국시대를 거쳤고 이제 '패떴'의 전성기로 접어들었다. 그러나 아직 '패떴'의 절대 우세를 단언하기는 이르다. 원년 멤버들이 퇴장한 '우결'이 뒤로 밀리면서 2강 1약의 판세를 보이는 가운데 '패떴'이 겉으로 드러난 시청률 상의 우위를 점하고 있을 뿐이다. AGB닐슨의 조사 결과, 지난달 30일 방송은 '패떴'이 23%로 1위를 달렸고 '1박2일'이 속한 '해피선데이' 16%, '우결' 12.3%의 순서였다. 단순히 시청률만으로 비교하면 '패떴'이 압도적인 1위지만 '1박2일'은 '해피선데이' 전체 시청률이라서 실제로는 몇 % 추가 상승 요인을 안고 있다. AGB의 실시간 방송 시청률 분석자료를 살펴봐도 '패떴'의 '일요일이 좋다'는 1부가 끝난 뒤 2부 시청률은 23%에서 8.7%로 급감하고 이탈한 시청자 대부분은 '1박2일'로 이동한다. 3사의 일요일 예능 프로 모두가 가진 문제점으로 킬러 콘텐츠 코너 한 개씩과 부진한 코너 한 개씩의 조합인 까닭이다. 이에 '패떴'은 코너별 편성 시간을 조정하면서 경쟁자인 '1박2일'의 딴죽걸기에 나섰다는 게 방송 관계자들의 분석이다. 전진 배치한 '패떴'의 강세를 최대한 살리기 위해 방송 시간을 늘려서 '1박2일'의 시작과 15분 이상 겹치도록 했다. 시청자 이탈을 막으면서 2부인 '골드미스가 간다'에 힘을 실어주려는 전략이다. 이에 대해 KBS '해피 선데이'의 한 관계자는 "3사 예능이 시청자 편의를 감안할 때 서로 킬러 콘텐츠끼리의 경쟁은 되도록 피해가는 게 좋지않겠는가"라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올해 초 중반까지만 해도 '일요일 일요일 밤에'을 되살린 효자 코너 '우결'과 SBS 예능을 되살린 '패떴'은 '1박2일' 피해가기에 여념이 없었다. 지금은 수세에 몰린 '우결'만이 '패떴'과 '1박2일'과의 정면 대결을 최대한 자제하려는 분위기다. 상황이 달라지면서 '패떴'은 공격적으로 나섰다. 방송 초반, '무한도전'과 '1박2일'등 인기 예능 프로그램들을 짜깁기 한 것 아니냐는 비난을 샀던 방송 초반의 수동적 자세와는 전혀 다른 모습이다. '1박2일'과 '우결'을 피해다니는 편성으로 고정 팬들을 늘려가더니 이제는 '일요일 저녁의 최강 예능'이라고 자찬을 서슴지 않는 분위기다. '1박2일'과 '우결' 그리고 '패떴'으로 삼분된 일요일 저녁의 예능 경쟁에서 누가 최후에 웃을지에도 시청자 관심이 쏠리는 요즘이다. mcgwire@osen.co.kr
